메타 로고.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올해 들어 미국 상장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비리니어소시에이츠를 인용,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구성 기업들이 지난 6일까지 이뤄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1∼3월 중 총 1812억달러(약 247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 대비 16% 늘어난 규모다.
특히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와 애플, 넷플릭스,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참여한 게 규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메타가 올해 1분기 중 매입한 자사주 규모만 145억달러에 달했다.
애플이 지난 2일 1천10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미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WSJ은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S&P 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올해 총 9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어 내년에는 규모가 1조750억달러로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뜻한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배당처럼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 주는 효과가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배당 없이 자사주 매입으로만 주주 환원 정책을 펴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월가 일각에선 회사 주가에 연동해 성과 보상을 받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인위적인 주가 부양 수단으로 무리하게 자사주 매입을 활용, 오히려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