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플레 고통 더 커진다…글로벌IB, 올해 전망치 속속 상향조정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도 뒤로 밀리고 있다.

1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평균 2.5%다. 한 달 전인 3월 말 평균 2.4%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IB 8곳 중 5곳이 일제히 전망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3%에서 2.4%로, 씨티는 2.5%에서 2.6%로, HSBC는 2.6%에서 2.7%로, 각 전망치를 0.1%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JP모건과 노무라는 나란히 2.4%에서 2.6%로 올렸다.

바클레이즈의 경우 기존 전망치인 2.7%를 유지했고, 골드만삭스(2.4%)와 UBS(2.2%) 등 두 군데만 평균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이유는 공급 측면에서 불안 요인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위기감 고조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 등이 여전하다.

한국은행도 지난 2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유가 추이나 농산물 가격 강세 기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이에 밀릴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앞서 UBS는 “한은의 금리 인하가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라며 “7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연말 기준금리는 3.0%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BNP도 “한은이 첫 금리 인하를 당초 7월에서 8월로 연기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ING는 “국내 여건이 크게 악화하지 않는 한 한은의 매파적 기조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첫 금리 인하는 3분기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가 3분기 내로는 어렵고 4분기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바클레이즈는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8월에서 10월로 조정했다.

특히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 수준이 역대 최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미국 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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