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북 앞두고 ‘신형 방사포 차량’ 몬 김정은…무기 ‘영업사원’ 자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12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새로 개발한 저격수보총(소총) 사격을 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240㎜ 방사포 차량을 직접 몰며 국방발전전략 실현과 군수생산계획 수행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1~12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했다고 1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저격무기 생산 기업과 신형 240㎜ 방사포대차(이동식발사차량·TEL) 생산현장 등을 둘러봤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신형 240㎜ 방사포 TEL을 직접 시운전하는 모습의 사진을 다수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방사포차의 자동화체계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됐다”면서 “240㎜ 방사포 무기체계의 전투적 효과성을 최대로 보장하는 원칙에서 포차를 질적으로 잘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효율성과 믿음성이 높은 우리 식의 방사포차들을 꽝꽝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생산공정의 현대화 수준을 끊임없이 높이는 사업을 끈기 있게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며 “포차들의 성능을 부단히 향상시키는데 중심을 두고 생산공정 현대화 목표를 갱신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12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연합]

김 위원장이 직접 시운전해가며 신형 240㎜ 방사포를 부각시킨 것은 넓은 지역을 일시에 초토화할 수 있는 신형 다연장로켓(MLRS)을 앞세워 대남 위협과 대외 무기 세일즈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먼저 내부적으로는 재래식 포병전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남 억제력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이라 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남 적대적 교전국가화 이후 예상되는 긴장에 대비 한국의 수도권과 전선부대를 상대할 포병전력 현대화를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며 “MLRS 신형화를 통한 한반도 전쟁수행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절대적 열세에 놓인 한미의 공중능력을 초기에 약화시키기 위해 공군기지와 비행장 등을 파괴할 목적으로 방사포 대형화를 추진중이다.

특히 방사포의 경우 통상 미사일과 같은 유도기능이 없는 것과 달리 최근 300㎜ 대구경조종방사포나 600㎜ 초대형방사포 등은 일부 유도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유사시 기존 122㎜와 240㎜ 방사포는 남한 수도권과 전선지역, 300㎜ 방사포는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권, 그리고 600㎜ 초대형방사포는 남부권 타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이번 군수공장 현지지도를 통해 북한 무기의 신뢰성을 부각시킴으로써 대외 무기 세일즈의 일환으로 삼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현지지도에서 세계적인 첨단기술력과 자동화, 품질관리, 생산공정 현대화를 동시에 강조했다”며 “재래식 무기생산의 첨단화와 자동화, 질적 제고, 대량생산체계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대외적으로 북한 무기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쇼케이스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 공급, 이스라엘-이란 확전 가능성에 대비한 중동 공급 등 대외적 수요에 대비하거나 이미 들어와 있는 수요를 위한 홍보 목적이 다분하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 무기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직접 현지지도를 통해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요국방공업기업소들을 산하에 둔 제2경제위원회는 북한의 군수경제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모든 군수제품의 계획과 생산, 분배, 그리고 대외무역까지 관장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 수도권을 겨냥하는 신형 240㎜ 방사포(다연장로켓·MLRS)를 싣는 차량을 직접 시운전하며 포병 전투력 강화를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1~12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들을 현지지도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연합]

이밖에 통신은 김 위원장이 주요저격무기 생산기업을 찾아 저격수보총(소총)을 들고 사격하는 모습의 사진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 개발한 소총에 큰 관심을 표시하고 개발 생산에 관여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높이 치하했다.

중요국방공업기업소들을 둘러본 김 위원장은 “제시된 군수생산계획을 어김없이 질적으로 수행할뿐 아니라 진함을 모르는 특유의 개발정신과 창조기풍으로 보다 새로운 혁신과 비약적인 전진을 줄기차게 이룩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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