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세계 1위 셰플러, PGA챔피언십 2R전 수갑차고 구류됐다 풀려나

골프장 입구 인명사고 현장서 정차 지시 무시 경찰관 부상

죄수복입고 머그샷까지 찍은 뒤 4시간여만에 풀려나

“커다란 오해가 있었다” 2R 정상적으로 라운드…첫홀부터 버디

켄터키주 루이빌 메트로 경찰국이 공개한 셰플러의 머그샷[AP=연합]

켄터키주 루이빌 메트로 경찰국이 공개한 셰플러의 머그샷[AP=연합]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2라운드를 앞두고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나는 소동을 겪었다.

셰플러는 현지 시간 16일 오전 6시 무렵 PGA 챔피언십 개최지인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 진입로 근처에서 경찰에 체포돼 수갑을 찬 채로 연행됐다.

셰플러는 경찰서에서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까지 찍은 뒤에야 4시간 뒤에 풀려나 2라운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골프장 입구 도로에서 대회 관련 업체 직원이 대회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에 치어 현장에서 사망하는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2라운드 경기는 1시간 20분 가량 늦게 시작됐다. 셰플러는 현지시간 오전 10시 8분 10번홀에서 티오프했다.

셰플러는 골프장으로 대회마크가 표시된 SUV차량을 몰고 가던 중 골프장 입구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운행하다가 제지를 받았다. 셰플러는 경찰관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10야드 정도 차를 몰았고 차에 매달린 경찰관이 부상했다. 경찰은 셰플러를 자동차에서 끌어내 수갑을 채우고 연행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의 제프 달링턴 기자에 따르면 한 경찰이 자신에게 노트패드를 들고와 셰플러가 누구인지 모르는 듯 이름을 물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셰플러가 양손을 뒤로 한 채 수갑 찬 채로 자신을 향해 “도와줘”라고 말했지만 한 경찰관이 “당신이 해줄 건 없으니 가라. 그(셰플러)는 유치장에 갈거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셰플러에게 난폭운전, 경찰관의 수신호 무시, 경찰관 폭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셰플러는 풀려난 뒤 연습장에서 몸을 풀면서 성명을 발표, “앞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를 생각하면 당연히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고, 제가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에 대해 큰 오해가 있었다”라며 “(경찰의) 지시를 무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이 일은 일단 제쳐두고 골프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올해 마스터스를 포함해 4승을 올린데다 일주일전 첫 아들을 얻는 등 세상 부러울 게 없던 셰플러였지만 뜻밖의 일에 휘말려 ‘호사다마’를 실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마스터스에 이어 한시즌 두번째 메이저타이틀을 노리는 셰플러는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를 쳤고 2라운드에서도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만 기록하며 5언더파를 추가, 중간합계 9언더파 133타로 선두 잰더 쇼플리와 3타차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수갑까지 차고 입건된 황당한 경험이 플레이를 방해하진 않은 듯하다.

셰플러는 2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교통사고로 사망한)밀스 씨의 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라고 운을 뗀 뒤 “오늘 아침에 그들이 어떤 일을 겪었을지 상상할 수 없다. 내 상황은 잘 해결될 것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고 큰 오해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머릿 속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다”라며 “아침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할 수가 없다. 유치장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한 시간 가량 계속 몸이 떨려 경찰관들에게 나를 좀 진정시켜달라고 부탁했다. 경관들이 농담도 건네며 안정시켜줘 도움이 됐다 “라고 말했다. (연합/종합)

스카티 셰플러가 경찰서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직후 2라운드를 시작한 10번홀에서 퍼팅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AP=연합]

스카티 셰플러가 경찰서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직후 2라운드를 시작한 10번홀에서 퍼팅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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