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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남편, 거동이 불편해요.”
환자 A씨의 아내 B씨. 남편이 움직이는 데에 불편하다는 이유를 들며 대신 약을 처방해 타갔다. B씨가 탄 약은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클로나제팜 등.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를 위해 단기로 쓰이는 수면제이지만,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마약류 의약품이다. 최근엔 전 야구선수 오재원이 이를 대리처방까지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클로나제팜 역시 공항장애 치료 등에 쓰이지만 약물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에 따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약품 20정을 남편 명의로 대리처방을 받은 아내 B씨. 하지만 알고보니 충격적인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 B씨가 약을 처방받은 시기에 이미 남편 A씨는 사망했던 것. 사망일 이후에 남편 명의로 아내가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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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명의를 이용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는 등 대리처방을 하는 사례에 정부가 집중 단속에 나선다. 의료용 마약류 불법 처방이 마약의 사각지대로 논란이 인 데에 따른 조치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경찰청과 식약처는 이날부터 31일까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사용 기획합동점검을 실시한다.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취급을 예방하는 차원이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빅데이터를 분석해 ▷요양병원 중 항불안제최면진정제 사용 상위 등 의료기관 10개소 ▷사망자 명의 도용자 방문 의료기관 8개소를 점검 대상으로 정했다.
식약처는 최근에도 사망자나 타인 명의를 도용해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취급한 것으로 의심되는 27명을 적발, 수사의뢰 조치했다.
사망한 남편 명의를 도용한 사례 외에도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해 현금으로 결제, 향정신성의약품 1700여정을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사례도 적발됐다. 이들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수사의뢰 조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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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이번 점검에서 ▷의료용 마약류 불법 사용유통 여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취급 보고 내역과 실제 재고량 일치 여부 ▷마약류 도난유출 방지 관리의무 준수 여부 ▷마약류 저장시설 기준준수 및 점검부 기록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그 결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면 관할기관에 행정처분, 수사의뢰 등을 조치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마약류를 빈틈없이 촘촘하게 관리해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의료용 마약류를 보다 적정하게 처방·사용하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