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자랑스런 이민자 아들…의회 다양성 높일 것”

한국계 첫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하원의원이 새 리더십으로 젊은층에 다가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은 이달 초 뉴욕의 한 행사에서 연설하는 앤디 김의 모습

“나는 매우 자랑스러운 한국인 이민자의 아들이다. 상원의원 당선으로 미국 의회에 다양성을 강화하겠다.”

한국계 첫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 중인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41·민주·뉴저지)이 20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유전공학자였던 부친과 간호사였던 모친 사이에 이민 2세대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시카고대를 졸업하고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중동 안보 전문가다.

이라크 전문가로 2009년 9월 국무부에 들어가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고, 2013∼2015년에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뒤 2019년부터 연방 하원의원(3선)으로 재임하고 있다.

같은 민주당의 뉴저지주 상원의원인 밥 메넨데스가 수뢰 혐의로 작년 기소되자 김 의원은 메넨데스의 자리에 출사표를 던졌고, 첫 관문이자 본선 이상으로 힘든 당내 경선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오는 6월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고, 11월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처음으로 연방 상원에 진출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된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지지자들의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 후 홀로 묵묵히 쓰레기를 수거하는 사진이 보도돼 전국적인 인지도와 성실한 공복으로서 인상을 크게 안기기도 했다. 최근 김 의원의 정치 이력과 승부사로서 기질을 집중 조명한 뉴욕타임스(NYT)는 “앤디 김은 선거전에서 정치 외부자의 전술을 구사하는 내부자라는 점, 남들이 놓치는 중요한 순간을 거머쥔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당선되면 첫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이 되면서 동시에 동부 연안 지역에서 처음 나오는 아시아계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의회에 다양성을 더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나는 설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선되면 6세, 8세 두 아들을 둔 젊은 부모로서 의회에서 교육, 보건 등과 관련한 많은 도전에 직면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의원은 또 “나는 의회에 있으면서 불행히도 점점 많은 사람이 미국에서 신고립주의를 추구하는 것을 본다”면서 “나는 그 해악이 매우 크고, 우리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어 신고립주의는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며 “푸틴과 같은 권위주의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공하면 우리를 시험하려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과거 아프가니스탄 근무 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럽 파트너들로부터 보호를 받았다면서 “우리는 이들 동맹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의회 안팎의 그 지지 세력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동맹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상황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범자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