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가 보는 보수’ 세미나에 참석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진보좌파 성향 학자들이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들의 진단은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오래된 명제인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와는 결이 달랐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 진영이 오히려 ‘분열’로 참패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무능’ 역시 보수 진영의 현주소라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인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는 24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진보가 보는 보수 세미나’에 참석해 “국민의힘은 자생적 리더십과 정책적 아이디어, 문제해결 능력이 없는 3무(無)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당에서 정책 이야기를 하는 그룹이 없고,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과 같이 콘텐츠 없는 계파가 계속 양산된다”고 꼬집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총선 이후 정권심판론의 내용을 새겨보기보다는 친윤이냐 반윤(반윤석열)이냐, 친한이냐 반한(반한동훈)이냐는 계파싸움에 몰두하고 있다”며 “새로운 주축 세력을 형성하는 동시에 진보적 개혁의 변화를 수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에 대해 “항상 패배하는 권투선수”라고 규정하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우습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복 전 경향신문 선임기자는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추진한 ‘꼬마민주당’과의 합당, 19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경제민주화’ 공약 등을 과거 보수정당의 변화 사례로 들면서 “이렇게 개혁하면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세번째) 주최로 열린 ‘진보가 보는 보수’ 세미나에서 김윤철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세미나를 주최한 윤 의원은 “지금이 변화와 혁신의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게 총선백서다. 전당대회 이전에 반드시 발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인사말에서 “진정한 보수의 핵심은 점진적 개혁”이라며 “22대 국회에서 상대 당이 특검 공세를 취할 때 우리는 민생·중소기업·소상공인살리기 특별법 등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