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사진 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각각 양자 회담을 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일중 정상회의 첫날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 수준의 언급에 그쳤다.
4년5개월 만에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가 26~27일 진행되는 가운데 첫날인 26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 등 양자회담이 이어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한중회담에서 북러협력 등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지금 당면한 게 북핵위협이고, 핵미사일 위협이기 때문에 우리 대통령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 제재를) 지속 위반하는 상황에서, 그 가운데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보 현안이 여러 가지 있지만 시간 제한상 민생문제와 경제협력에 많이 할애했다”며 “3자 만찬과 내일 회담에 충분한 시간이 있어서 오늘 충분히 대화하지 못한 안보현안은 계속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위성 발사가 임박한 가운데 다른 미사일과 섞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안보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준비 중인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동창리 일대에서는 최근 들어 인원과 차량, 장비 등 움직임의 빈도가 늘어났으며 발사 후 발사체 궤적 등을 추적·계측·평가하기 위한 장비 등도 식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북한이 이르면 내주 초, 심지어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에 발사를 감행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북한은 두 차례 실패 뒤 지난해 11월 세 번째 시도 만에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해 궤도에 위성을 올렸으며 올해 3개의 군사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한일중 정상회의 첫날 한중·한일 양자관계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윤 대통령은 먼저 리 총리와의 회담에선 “최근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리 총리는 “중한 양국은 항상 상호 존중을 견지하고 평등한 대화와 진심어린 의사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우호와 상호신뢰를 심화시켜갔다”며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한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기시다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에서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동안 각계각급에서 교류가 크게 증진됐다”며 “한일관계 개선의 성과가 착실히 쌓이고 있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내년에는 한일관계를 한층 도약시키는 역사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총리와 제가 합심해서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작년 3월 처음으로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고 그 이후 오늘 회담이 10번째 회담”이라며 “그 외에도 대화와 통화 등 계속 긴밀히 대통령과 소통하고 있는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또 “정상 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셔틀외교를 지속해 나가자”면서 “내년에는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한다. 양국 관계를 더욱 도약시키기 위해 대통령과 제가 각각 정부 내에 지시를 내려 준비를 추진할 수 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일중 3국 정상은 이날 환영 만찬을 함께 하며 27일 오전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대통령실에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