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원로배우 로버드 드니로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할리우드 원로배우 로버트 드니로(80)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열린 뉴욕 법원 앞에 나와 정치적인 연설을 진행했다. 이에 트럼프측은 드니로에 대해 “볼 장 다 본 배우”라고 지칭하며 비난했다.
AP통신과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드니로는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날 맨해튼 형사법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뒤 해당 비용을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에 대해 유무죄를 가리는 형사재판 최후변론이 열렸다.
드니로는 이날 법원 앞에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 나와줄 것을 요청했다고 CNN에 밝혔다.
드 니로는 “바이든 행정부가 내게 (법원 앞에) 가라고 요청했고, 나는 ‘그래, 가서 뭔가를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지만,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드니로는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간다면 우리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자유에 작별 인사를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하고, 파괴하고 싶지 않다”며 “도널드 트럼프는 이 도시뿐만 아니라 이 국가를 파괴하길 원하고, 결국에는 세계를 파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드니로는 지난 24일 공개된 바이든 대통령의 30초 분량 TV 광고에서도 내레이터를 맡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고 무너졌다”며 “필사적으로 권력을 잡으려고 하며 현재 그는 재출마에 나섰다. 이번에는 독재자가 되어 헌법을 폐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의 선임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이날 드니로에 대해 “볼 장 다 본 배우”라고 지칭하면서 이번 재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다른 여러 재판과 마찬가지로 바이든 대통령 측의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밀러는 “그들은 지난 몇 달간 이 재판은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하더니 트럼프 대통령의 맨해튼 재판일에 나타나 선거 캠페인 행사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드 니로 외에도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벌인 미 의회 폭동 당시 현장에서 이들을 막았던 경찰관 2명을 대동해 법원 앞에서 목소리를 내게 했다.
전직 워싱턴DC 경찰관 마이클 파노네는 “나는 오늘 미국인들에게 도널드 트럼프가 할 수 있는 일과 그가 2021년 1월 6일 모든 미국인에게 가한 폭력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드 니로는 영화 ‘대부 2’로 1975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성난 황소’로 1981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대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