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 실패’ 군사정찰위성, 다음날 추가 발사 준비 정황”

북한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27일 밤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감행했지만 실패했다. 사진은 합참이 28일 공개한 서북도서 지역의 우리 경비함정의 감시장비로 촬영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 폭발 영상 캡처.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북한이 지난달 27일 쏘아올렸다가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을 다음날 추가 발사하려 준비한 정황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는 31일(현지시간) 한국시간으로 발사 11시간 전인 27일과 28일에 촬영된 평안북도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근거로 이같이 밝혔다.

위성 발사 준비로 의심되는 신호, 특히 발사를 앞두고 위장망으로 덮인 발사대 인근에서 차량과 장비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발사 11시간 전인 27일 오전 11시45분 위성 사진을 보면 해안발사대 옆에서 건설 중인 건물 인근에는 위장망에 덮인 8∼10대의 차량 또는 밴이 나란히 서 있다. 28일에 촬영된 사진에는 같은 장소에서 새로운 차량의 움직임이 관찰됐다. 27일 사진에 나온 차량 또는 밴은 그대로 위장망에 덮인 채 남아있었다.

38노스는 이를 두고 “이들 차량의 존재가 일시적이고 발사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얼마나 이곳에 오래 남아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발사대 근처의 2개의 호안(護岸·revetment)에 위장망으로 덮인 차량이 나란히 주차돼 있었다. 이들 호안은 지난 4월 언덕 지형에 건설됐으며, 흙 둔덕으로 보호돼 있다.

호안에는 5월 14일부터 차량이 주차되고 자재가 쌓인 것으로 보이며, 위성 발사에 필요한 액체 산소나 다른 연료를 운반하는 탱크 트럭일 가능성이 있다.

호안의 차량과 자재는 28일 사진에서도 관찰됐지만 곧 제거될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는 전망했다.

서해위성발사장과 해안도로를 연결하는 터널의 동쪽 입구 근처의 경사진 지역에서는 길이 16m, 폭 2m 정도의 대형 차량 3대도 위장망에 덮여 주차돼 있었다. 이들 차량은 28일 사진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의 크기와 비교하면 이들 차량은 조립을 위해 발사체 부품을 해안발사대로 운반하는 데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38노스는 분석했다.

38노스는 “북한의 우주 발사 프로그램이 계속 발전하고 발사장 주변에서 현대화 노력이 계속됨에 따라 새로운 발사 징후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27일 밤 북한은 27일 밤 10시44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에 탑재해 발사했다. 발사 후 1시간30여 분이 지난 28일 새벽 0시22분 신형 로켓 1단이 공중에서 폭발했다며 발사 실패를 인정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