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수십명 한때 MDL 넘어와 경고사격…4년만에 총격

10일 오후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마을에서 북한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오상현 기자] 남북 간 오물풍선 살포와 확성기 방송 등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이 최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군 수십여명에게 경고사격을 가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지난 9일 12시30분께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작업을 하던 북한군 일부가 MDL을 단순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 이후 북상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어 “우리 경고사격 후 북한군이 즉각 북상한 것 외에 특이동향은 없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수행 절차에 의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간 총격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20년 5월 이후 4년여만이다.

당시 북한군이 강원도 철원군 DMZ 중부전선에 위치한 육군 3사단 감시초소(GP)에 고사총 총격을 가하자 우리 군은 K3 경기관총과 K6 중기관총으로 응사했다.

군 당국은 이번에 MDL을 넘어온 북한군들이 특별한 의도를 가졌다기보다는 작업을 하던 중 단순히 침범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수십명의 북한군 작업인원이 삽 등 장비를 들고 수목을 제거하기 위해 내려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후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북쪽으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시 정확한 북한군의 인원수와 우리 군의 경고사격 발수는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당시 북한군들은 10명 이상 수십여명으로 알려졌으며 MDL 남쪽으로 50m가량 내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절차에 따라 경고방송 뒤 경고사격을 했다는 입장이다.

이후 북한도 딱히 논평이나 성명, 보도 등을 통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각에선 북한군들이 귀순 방지 등을 위해 수풀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MDL을 넘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당시 DMZ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길도 없고 (북한군들이) 수풀을 헤쳐 움직이는 상태였는데 MDL에 근접하기 전부터 우리가 관측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우리가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한 이후에 즉시 북상한 것으로 봐서 침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실시한 9일은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하자 대통령실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결정하는 등 한반도정세가 긴박하게 요동치던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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