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 5호 무덤 원경. [고령군]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85년 만에 다시 발굴 조사한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고령군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 5호 무덤을 발굴 조사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소는 내년까지 정밀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8년에는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의 최고 지배층이 묻힌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대가야는 5~6세기 가야 북부 지역을 통합하면서 성장했다. 연구소 측은 “이번 발굴 조사를 통해 기록이 거의 없어 베일에 가려진 대가야의 고분 축조 기술과 매장 의례 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굴 조사를 추진하는 지산동 5호 무덤은 영호남 지역 가야고분 중에서도 최대급으로 여겨진다. 봉분 지름이 약 45m, 높이가 11.9m에 이른다. 조선시대에 간행된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금림왕릉’(錦林王陵)이라고 전해진다. 금림왕은 대가야의 왕으로 역사서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다.
이 무덤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 고고학자 아리미쓰 교이치(有光敎一), 사이토 다다시(齊藤忠) 등이 발굴 조사를 했으나 간략한 조사 내용과 출토 유물을 촬영한 사진 일부만 남아있다.
한편 지난 1978년 계명대박물관은 32호 무덤에서 전형적인 대가야 양식을 갖춘 금동관을 출토한 바 있다. 이 금동관은 5년 전 보물로 지정됐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지난해 9월 가야문화권의 6개 고분군과 함께 ‘가야고분군’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32호 무덤에서 출토된 금동관. 보물로 지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