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국채매입 축소 전망…통화 정상화 2단계 접어들어

일본 도쿄에 위치한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 건물.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슈퍼 엔저로 일본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데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국채 매입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면서 디플레이션 탈출을 시도한 일본이 국채 매입 감소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매월 6조엔(약 52조5390억원)씩 매입하던 국채를 점차 줄여 보유 잔액을 감축할 전망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BOJ는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장기 국채 매입액은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시장에서는 국채 보유량을 정상화하기 위해 매입액을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닛케이는 “지금처럼 국채 매입액에 일정 폭을 두면서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이 상정된다”며 “시장의 혼란을 억제하기 위해 국채 매입 잔고도 완만하게 줄일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그동안 BOJ는 2001년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해 2013년부터국채의 구입액을 큰 폭으로 늘렸다. 2013년 3월 94조엔이던 보유 잔액도 지난해 말 6배인 581조엔까지 불어났다.

바클레이즈 증권의 몬다 신이치는 “만약 한 달 매입액을 5조엔 정도까지 줄이면, 상환액에는 월마다 흔들림이 있지만 곧바로 보유 잔액이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로이터]

올해 3월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면서 시장은 채권 매입 감소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지난 3월 회의에서 BOJ는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장단기 금리 조작(YCC, 국채수익률 곡선통제)을 폐지했으나 채권 매입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채권 매입을 급격하게 줄이면, 금리가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4월 이후에도 매달 6조엔 규모로 매입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정책위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는 등 채권 매입액 축소는 이전부터 논의됐다.

국채 매입이 줄면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도 엔화 가치를 올릴 수 있다. 국채 매입 규모가 줄면 국채 금리는 올라 국채 가격이 내려간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엔화 가치가 높아져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들 수 있다. 닛케이는 “BOJ에 의한 금융 정상화가 제2 단계에 들어간다”며 “금리 있는 세계 문턱에 선 BOJ은 엔화 가치 상승 효과도 노리며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 금리는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오는 7월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닛케이는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면 우호적인 환경을 유지할 수 있지만 부작용도 있는 만큼 7월과 10월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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