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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자금조달 대부분을 여전채에 의존하고 있는 카드사가 올해 금융위원회의 규제 완화를 발판으로 해외 자금 조달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대폭 늘리고 있다.
금리인상 전 발행했던 대규모 여전채 만기가 다가오고 있고, 여전채 금리가 3.7% 수준으로 여전히 높아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위 4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카드)가 올해 들어 이날까지 조달한 해외 채권 및 ABS 발행 잔액은 28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조달 잔액(14억2800만달러)의 두 배 수준에 이른다.
이들 4개 카드사의 해외 채권·ABS 발행 잔액은 2021년 13억56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2022년 고금리와 자금 경색 사태 영향으로 30억86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가 올해 들어 반년 여만에 다시 급증한 것이다.
ABS는 여전사가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부동산·매출채권·주택저당채권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증권이다.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만기가 길어 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은행과 달리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카드사들은 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대 왔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여전채에 전체 자금 70% 가량을 의존하고 있어, 2022년 말~2023년 초와 같이 채권금리가 폭등할 때 큰 타격을 받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2년 4월 이전에 발행한 여전채(카드채·할부금융채·리스채) 중 올해 만기 도래분은 전체 채권 중 56%인 32조2925억원에 달한다. 당시 1~2%에 발행했던 여전채를 두 배 수준인 3% 후반대에 다시 빌려오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카드사와 리스사, 할부금융사의 연간 누적 이자비용은 2021년 4조7071억원에서 지난해 9조9145억원으로 이미 껑충 뛴 상태다.
이에 금융위는 카드·캐피털사 렌털자산에 대한 ABS 발행을 허용하는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일부개정규정을 지난달 말 고시해 자금 조달 창구를 열어주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카드채권을 기초로 하는 ABS 발행이 지난해 1분기 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조1000억원으로 816.5% 뛰었다.
해외 자금 조달의 경우 국내보다 금리 수준이 더 유리한 점도 크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말 국내 조달 대비 유리한 조건으로 ABS를 발행했고,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말 일본 신용평가사 JCR로부터 신용등급 ‘A+(긍정적)’을, 올해 3월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로부터 신용등급 ‘Baa1(안정적)’을 획득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으며 외화 자금 조달 발판을 넓히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앞으로도 해외 자금조달과 ABS 발행에 눈을 돌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이자비용을 줄이려 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외화 ABS 등은 투자 수요가 높아 부담 경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