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온라인 패스트 패션 기업 쉬인.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영국 노동당이 중국의 온라인 패스트 패션 기업 쉬인에 대한 탈세 지적에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런던 증시 상장을 장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노동당은 쉬인의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를 단속해달라는 소매업자들의 촉구와 관련해 “현재 계획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노동당은 런던거래소가 쉬인 상장을 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영국 상장이 다른 곳보다 회사에 더 높은 규제 기준을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영국 소매업체들은 쉬인과 테무 등의 온라인 전용 소매업체들의 무과세 배송이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영국 조세정의의 대변인이자 정책 책임자인 레이첼 헨리는 다국적 기업들이 세법과 관련한 허점을 이용해 소규모 경쟁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EU가 글로벌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세금 안배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만큼 영국의 차기 정부도 똑같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매 사업가 테오 파피티스는 “정부가 조세법의 허점을 단속하지 않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영국 노동 단체 ‘레이버 비하인드 라벨’(Labour Behind Label)의 안나 브라이허는 “많은 사람들이 쉬인 IPO를 영국 경제 발전의 기회로 보고 있지만 (쉬인은) 전세계적으로 무관세 배송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소매업계의 선두주자인 넥스트의 최고경영자 사이먼 울프슨 경은 이전에도 정부에 이 같은 세법의 허점을 보완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쉬인의 런던 증시 상장 시도와 관련해서도 투자자들 사이에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는 FT에 “(쉬인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불가능하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무관세 배송”이라며 “그들은 세법의 허점을 이용해 온라인 쇼핑몰 산업에서 ‘제국’(empire)을 세웠고 언제든 문을 닫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노동당 인사들은 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쉬인의 세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노동당 인사는 “쉬인이 런던 IPO와 상관없이 세금 문제는 우리가 분명히 살펴볼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국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부 장관인 레이첼 리브스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