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동차업계, EU산 고배기량 자동차에 25% 관세부과 촉구”

지난해 11월 중국 동부 산둥성 옌타이의 한 조선소에서 수출용 신차들이 차량 운반선에 실려 운송을 기다리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 대폭 인상에 맞서 EU산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중국 관영 언론을 인용해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이같은 요구가 최근 중국 상무부가 유럽 자동차업체 대표들도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비공개회의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조치는 대형 휘발유 엔진을 장착한 EU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중국중앙(CC)TV 모회사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玉淵譚天)에 공개된 기사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중국 4개, 유럽 6개 자동차 회사가 참석했다.

중국 업체들은 회의에서 자국 정부에 EU에 대한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면서 배기량 2천500cc 이상의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EU산 자동차에 25% 관세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지난달 말 같은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 자동차업체의 이같은 요구는 자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한 EU 조치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풀이된다.

EU는 8개월에 걸친 반(反)보조금 조사를 바탕으로 지난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17.4%∼38.1%포인트의 잠정적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달 4일부터 기존 관세율 10%를 더하면 27.4%∼48.1%의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 상무부는 EU 조치를 보호무역주의라고 비난하면서 EU산 돼지고기와 돼지 부산물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한발 더 나아가 EU산 유제품에 대한 무역 조사 개시 가능성도 시사하면서 EU를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글로벌타임스는 21일 ‘EU가 막대기를 휘두르면 중국이 맞고만 있어야 되느냐’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보복 조치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문은 “EU의 반복적으로 고조되는 도발에 직면해 중국은 국가 이익을 수호하고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이젠 EU가 중국·EU간 경제·무역관계 미래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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