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반유대주의 규탄 시위.[EPA]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프랑스에서 12세 유대인 소녀가 3명의 또래 소년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이 일고 있다. 특히 가해자들이 범행 당시 피해자를 향해 '더러운 유대인'(dirty Jew)이라고 부른 것이 알려지면서 사건은 반유대주의를 규탄하는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파리 북서부 외곽 쿠르브부아의 한 공원에서 12세 소녀가 소년 3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은 12∼13세로, 소녀를 창고로 끌고 가 폭행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범행 당시 소년들은 피해자를 '더러운 유대인'이라고 부르며 반유대주의 발언을 했다. 한 소년은 피해자에게 유대교와 이스라엘에 대해 질문했고, 범행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하면서 피해 사실을 알리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파리에서 열린 반유대주의 규탄 시위 [AFP] |
소년들은 사건 이틀 후인 지난 17일 체포됐다. 이들 중 2명은 13세로 집단 성폭행과 반유대주의 모욕, 폭행, 살해 위협 등의 혐의로 기소돼 현재 구금된 상태다. 나머지 1명은 12세로 반유대주의 모욕과 폭행, 살해 위협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일단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미국 다음으로 유대인 인구가 많은 국가다. 이번 사건으로 프랑스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파리와 리옹에서는 수백 명이 참여하는 반유대주의 규탄 시위가 열렸고, 이달 말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도 가세하면서 시위가 프랑스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대두된 반유대주의로 가뜩이나 몸살을 앓던 터였다.
이번 사건으로 파리와 리옹에서는 수백명이 참여하는 반유대주의 규탄 시위가 열렸고, 이달 말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도 가세하면서 비난 여론이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반유대주의가 학교를 위협하고 있다며 유대인에 대한 인종 차별과 혐오에 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