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사건 이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에 대한 해산명령 청구 등 움직임과 관련해 "현재 같은 상황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현지 방송 NHK가 22일 전했다.
지난 2022년 7월 나라시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아베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살인죄 등 혐의로 기소된 야마가미는 지난 20일 오사카 구치소에서 그를 접견한 변호인단에게 이같이 밝혔다고 변호인단은 전했다.
야마가미는 가정연합 신도를 부모로 둔 이들로부터 편지도 받고 있다며 "이 사건이 자녀들에게 좋았는지 나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 중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며 범행 동기를 밝혔다.
이후 가정연합의 고액 헌금과 가정연합과 일본 정치인 간 선거 유착 등이 일본 사회 내 논란으로 불거졌다.
일본 정부는 가정연합을 상대로 행사한 질문권을 통해 관련 자료와 증언을 확보하고, 종교법인 해산명령 청구 요건인 조직성·악질성·계속성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가 갖춰진 것으로 판단해 지난해 10월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했다.
야마가미의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첫 공판은 내년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마가미는 사건 발생 약 6개월 만에 살인죄 등으로 재판을 받았었다.
나라지방검찰청은 야마가미가 살인죄로 기소되면 법정에서 형사책임능력 인정 여부가 초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7월부터 반년가량 그의 정신 상태를 파악해왔다.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살인죄에 더해 사제 총을 쏜 혐의로 총기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그는 구치소에서 여동생을 접견했을 때 "장래 사회복귀가 가능해지면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척들로부터 영어 자격 교재와 영어 사전 등을 받았다는 그는 구치소에서 영어 공부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