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 속 이태원 참사의 ‘조작 가능성’을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국정운영을 극우 유튜버의 음모론에 의지해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박 대행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해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의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단 사실이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을 통해 공개됐다”고 했다.
박 대행은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한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가 떠드는 아무 말 음모론에 경도되는 것도 모자라 사실로 굳게 믿고 국정운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대행은 “대통령실은 이 내용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참사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보인 비정상적인 행보를 보면 김진표 전 의장의 회고록의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며 “대통령실의 해명만 듣고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행은 “정말 그렇게 말했는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히길 바란다”며 “아울러 지금도 극우 유튜브 시청을 하고 있는지 명백히 밝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의장이 회고록 속 대화를 나눴을 당시 민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 또한 공세에 합류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원내 1당의 원내대표로서 수시로 국회의장을 만나왔던 저는, 특히 이태원 참사 책임자로 지명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퇴하지 않자 대통령에게 해임 요구에 이어 국회의 탄핵까지 연이어 강력히 추진했던 저이기에, 윤 대통령을 어떤 식으로건 설득해서 이 장관을 사퇴시키려고 했던 김 전 의장의 노력을 익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자주 만나거나 통화하던 김 전 의장은, 그 전부터 윤 대통령과 나눴던 대화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유해주셨다”며 “2022년 8월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단의 첫 만찬을 마친 후 다음 날 오전에 저와 30분가량 통화하면서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 특히 개별적으로 따로 나눈 내용까지 세세히 알려주셔서 제게 그 기록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번에 논란이 된 이태원 참사에 관한 대통령의 매우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대화도 저는 생생히 전해 들어서 지금도 메모장에 그대로 남아있다”며 “2022년 12월 5일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두 분이 함께 참석한 후 오전 9시 15분경부터 30~35분가량 따로 만나서 나눴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김진표 전 의장이 평소 입이 매우 무겁고 없는 말을 지어낼 분이 결코 아니라는 점은 의정활동을 같이 해본 사람은 다 알기에, 제 메모를 확신해 왔다”며 “그러다가 사회적 논란이나 법적 책임 때문에 수차례 사실관계를 검증했을 김 전 의장의 회고록에 실린 내용을 이번에 다시 확인하니 이젠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런 비정상적인 사고체계를 가진 대통령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니, 어두운 골목길에서 떼강도를 만난 것보다 더 끔찍하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남의 입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