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졸업’ 김정영이 마지막회까지 대체불가 빌런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tvN 토일드라마 ‘졸업’에서 김정영이 맡은 우승희는 대치체이스 부원장이다. 빅토리 아카데미를 김현탁(김종태 분)에게 빼앗겼다는 분노와 되찾고 싶다는 야망을 감춘 채, 깔끔한 일처리로 김현탁 곁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던 승희는 본격적인 반전 빌런으로 본색을 드러내면서 대치동에 폭풍을 몰고 왔다.
지난 주 방송된 ‘졸업’ 15, 16회에서는 승희가 예상치 못한 서혜진(정려원 분)과 이준호(위하준 분)의 반격에 무너지는 과정이 그려져 흥미지수를 높였다.
승희는 목표 상대의 취약한 부분을 정확히 감지하며 계속해서 포섭을 해나갔다. 혜진을 짝사랑했던 윤지석(장인섭 분)을 완벽하게 포섭한 승희는 준호에게 호감을 가진 김채윤(안현호 분)에게도 다가가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윽고 준호와 독대를 하게 된 승희는 여유 있는 미소와 능글맞은 표정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혜진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려주며 준호마저 포섭하려던 승희의 노련함은 준호 또한 잠시 아찔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빅토리 아카데미가 왜 망한 줄 알겠다며 승희의 아픈 곳을 찔러오는 준호의 반격에 승희는 노련함의 가면을 벗기 시작했고 결국 젊은 남자 선생을 끼고 논다는 준호의 마지막 말에 이성을 잃고 고함을 쳐 두 진영의 긴장감은 폭발하기 시작했다.
최형선(서정연 분)의 약점인 비밀 오피스텔이 문을 닫고 오른팔인 이명준(이시훈 분)이 흔들리는 상황을 애써 모른 채 하던 승희는 혜진의 조교에게까지 손을 뻗치며 비열함의 끝을 나아갔다. 그러나 결국 혜진과 준호의 반격에 말려든 승희는 형선에게 달려갔고 서운한 감정을 토로했다.
승희에게 실망한 형선은 승희의 아킬레스 건을 제대로 건드리며 자존심을 뭉갰고, 승희는 형선의 따귀를 때리는 것으로 분노를 드러냈다. 결국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난투를 벌이며 그 동안의 권위를 모두 내팽개친 승희와 형선의 저열한 몸싸움은 보는 이들에게 쓰라린 웃음만을 남겼다.
선에서 악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김정영은 극 초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유능하게 일을 처리하는 부원장에서 극 후반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더없이 비열해진 분노 유발자까지 차별화된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시청자를 소름 돋게 했다.
특히 우아한 겉모습으로 자신의 야망을 드러내며 협잡을 부리는 승희를,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다정한 말투에 담아낸 김정영의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은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켰다. 여기에 더해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던 승희가 감출 수 없는 분노를 폭발하는 장면에서 승희의 감정선을 화면 밖으로 그대로 전달하는 김정영의 섬세한 연기 완급 조절은 보는 이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극 후반을 사로잡는 반전 빌런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김정영은 곧 또 다른 차기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