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한 달 반 만에 다시 만난다.
2일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SCO 회원국 정상 이사회 제24차 회의 참석과 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 국빈 방문을 위해 베이징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2∼4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초청으로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하면서 SCO 정상회의(3∼4일)에 참석한다. 이어 4∼6일에는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초청으로 타지키스탄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SCO 정상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하기로 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16일 베이징 정상회담에 이어 1개월 반 만에 또 회동하게 됐다.
그간 40차례 이상 만나며 끈끈한 관계를 과시해온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묵은 현안뿐만 아니라 지난달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한층 속도를 내고 있는 북러 밀착과 한반도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번 SCO 정상회의에서는 시 주석의 ‘새로운 안보 프레임’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중러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안보 프레임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고,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도 중러 회담 직후 SCO 당사국들과 안보 위협·도전 대응 메커니즘 개선 등 협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2001년 6월 중국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으로 출발한 SCO는 현재 원년 멤버와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9개국이 정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은 SCO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주요 축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들은 SCO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곧 개최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정상회의는 올해 SCO의 틀 안에서 열리는 가장 중요한 행사”라며 “회의 기간 시진핑 주석은 각국 지도자와 새로운 형세 하에서의 영역별 협력 심화와 현재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SCO의 다음 단계 발전을 위한 계획과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상하이 정신’의 지침 아래 정치·안보·경제·무역·인문 영역 협력을 한층 심화하고, SCO의 고품질 발전과 더 긴밀한 SCO 운명공동체를 추진해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 번영에 더 많은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샤오 주(駐)카자흐스탄 중국대사는 관영 중국중앙TV(CCTV) 인터뷰에서 “23년의 발전을 거쳐 SCO는 세계에서 면적이 가장 넓고, 인구가 가장 많으며, 발전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 협력 조직으로 발전했다”며 “역내 안보 장벽과 협력의 다리, 우호의 벨트가 됐다”고 자평했다.
한편, 서방과 중러 간 갈등 속에서 ‘마이웨이 외교’ 노선을 걷고 있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번 회의에 불참하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