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라면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 |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처음으로 5억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유럽·동남아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5억9020만달러(6월 잠정치)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 4억4604만달러보다 32.1%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라면 수출량은 13만657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8% 증가했다. 라면 생산업체의 해외 법인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고려하면 실제 해외 판매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라면 수출액은 올해 4월 처음으로 월간 기준 1억달러를 웃돌았다.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7395만달러) 대비 46.8% 증가한 1억859만달러였다. 월간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올해 2월(9290만달러)보다 16.8% 높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라면 수출액은 2019년부터 연평균 증가율 20%대를 기록하며 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수출액은 9억5000만달러였다. 조제식료품 가운데 라면 비중은 2019년 20.5%에서 지난해 26.7%로 늘었다. KOTRA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매운 라면 챌린지’ 등이 유행하며 한국 라면 브랜드의 인지도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라면 제조사는 유럽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올해 1~5월 대(對)유럽 라면 수출액은 8099만달러로 전년 동기(5423만달러) 보다 49.3% 늘었다. 같은 기간 대 ASEAN(동남아국가연합) 라면 수출액은 6542만달러에서 8165만달러로 24.8% 증가했다.
수출물량을 늘리기 위한 시설 투자도 꾸준하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4번째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도 국내에 수출 전용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팔도 역시 베트남 제2공장을 완공하고, 내년 7억개의 라면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라면 수출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한류열풍으로 유럽과 동남아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분위기”라며 “수출물량 급증에 따라 생산설비 증설과 맞춤형 제품개발이 앞으로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