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준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2’가 6년 만에 새롭게 돌아왔다. BMW 측은 ‘뉴 X2(사진)’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콤팩트 세그먼트에 제시하는 SAC(스포츠 액티비티 쿠페)의 새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대전 왕복 약 335㎞ 구간을 달리면서 BMW의 자신감을 직접 확인해 봤다. 시승차는 ‘뉴 X2 xDrive20i M Spt’ 모델이다.
외관에서 뉴 X2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역동적인 쿠페 실루엣이다. A필러를 정점으로 날렵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마치 차가 달려 나가는 듯한 인상을 자아냈다. 지면과 수직에 가까운 각을 이루는 전면부는 과감하고 당찬 느낌이 들었다. 메쉬(그물망) 타입의 큼직한 ‘크롬 키드니 그릴’은 BMW 고유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555㎜, 1830㎜, 1590㎜로, 이전 세대에 비해 195㎜, 5㎜, 65㎜ 늘었다. 실내 공간과 직결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도 2690㎜로 20㎜ 길어졌다.
실제 실내에 탑승하자 차체를 키웠다는 것이 실감났다. 쿠페 라인 때문에 2열 천장이 다소 좁았지만, 차급을 생각하면 성인 남성이 타기에도 크게 무리가 없었다. 등받이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트렁크 공간은 560ℓ로 폴딩 시에는 1470ℓ까지 확장됐다. 쿠페는 트렁크가 아쉽다는 기존 통념이 무색하게 깊고 넓은 트렁크는 활용도가 높았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7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조합된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한층 깔끔하면서도 시인성이 뛰어났다.
직접 주행에 나서자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포츠 시트다. 자동차 등받이 양옆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사이드 볼스터가 두툼하게 제작돼 급격한 가속이나 코너링에서도 몸을 잘 잡아줬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해도 시트가 편안해 운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속도가 붙으며 순식간에 고속 영역에 도달했다. 그동안 숨겨둔 힘을 한껏 발휘하는 듯했다. 특히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부드러운 주행 성능을 보여, 속도를 잊고 계속해서 가속 페달을 밟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뉴 X2에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m를 발휘하는 BMW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과 더블클러치 방식의 7단 스텝트로닉 자동 변속기가 맞물렸다. 또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인 ‘BMW x드라이브’도 적용해 험로나 악천후 주행 시 높은 견인력을 발휘한다.
뉴 X2에는 BMW의 최신 운영체제인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OS) 9’이 적용됐다. 마치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돋보였다. 티맵모빌리티와 협력해 개발한 ‘티맵(TMAP)’ 기반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것도 큰 장점이다. ‘수입차는 내비게이션이 불편하다’는 편견을 단번에 깨줬다.
증강현실 뷰는 좌회전 우회전 등 경로를 바꿀 때 길을 헤매는 일이 없게 도왔다. 주차 보조 어시스턴트와 서라운드 뷰는 민감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장애물들과의 거리를 표시해 주고, 강렬한 알림음으로 주차 초보도 무사히 주차가 가능할듯했다. 주행을 마친 뒤 최종 측정된 연비는 14.2㎞/ℓ로, 공인 복합연비 10.8㎞/ℓ보다 우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