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당선인 [연합] |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모두의 예상을 깨고 최종 당선된 ‘이변 주인공’ 마수드 페제시키안(70)은 의사 출신이라는 배경을 가진 온건 개혁파 정치인이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서방과 관계 개선을 통한 핵합의(JCPOA) 복원과 경제 제재 완화, 히잡 단속 합리화 등 개혁적이고 유연한 공약을 내세워 승자가 됐다.
그는 1954년 이란 북서부 마하바드 지방에서 소수민족인 아제르바이잔계 아버지와 쿠르드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97년 온건·개혁 성향의 모하마드 하타미 정부에서 의사 경력을 발판삼아 보건부 차관으로 발탁되며 정치권에 입문, 2001∼2005년 보건장관까지 지냈다.
2008년 총선에서 고향과 가까운 타브리즈 지역구에서 출마, 의회에 입성해 내리 5선을 했다. 2016년부터 4년간 의회 제1부의장을 지냈다.
장관을 지낸 다선 의원이긴 하지만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은 아니어서 이번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는 '무명'에 가까웠다.
그는 2009년 대선 후 벌어진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하자 "사람들을 야생 동물처럼 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해 주목받았다.
2022년 22세였던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일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 독립 조직을 꾸려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주목받았다.
그러면서도 이란 체제의 핵심이자 보수 진영의 기반인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대해선 일관되게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했고 권력서열 1위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향해서도 공개적으로 충성을 표했다.
2013년 대선에 처음 출사표를 던졌다가 당시 온건·개혁파의 '거두'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다는 소식에 후보 등록 신청을 취소했다.
직전 2021년 대선 때는 헌법수호위원회의 후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1993년 아내와 어린 아들을 차 사고로 잃은 뒤 지금까지 재혼하지 않고 아들 둘과 딸 하나를 홀로 키웠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엔 1973년 우르미아농업학교에서 식품산업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받고 군에 입대했다가 의학에 관심을 갖게 돼 제대한 후 타브리즈 의대에 입학해 일반의학 학위와 일반의 자격을 얻었다.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전했으며 1993년 이란의과대학교에서 심장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고 이듬해 타브리즈 의대 총장이 돼 5년간 재임한 이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