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이하 H&Q)가 포트폴리오 기업 현대엘리베이터를 ‘배당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역대 최대 결산배당에 이어 중간배당을 개시한다. H&Q는 이자수익으로도 현금흐름을 만들고 있어 투자 초기부터 회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주주환원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투자가치를 높일 경우 추가 수익 실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15일 장 초반 기준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4만4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 4만2000원대까지 낮아졌으나 지배주주의 변화가 생겼던 작년 하반기 수준으로 회복하는 추세다.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인 현대홀딩스컴퍼니는 H&Q로부터 약 32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H&Q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의 보통주 전환을 감안하면 H&Q는 현대홀딩스컴퍼니 지분 약 50%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현정은 회장과 자녀 3인은 H&Q보다 1주 더 소유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오름세는 주주환원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달 12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는 중간배당으로 주당 1500원, 총 542억원을 주주에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H&Q가 경영에 합류한 이후 이익배당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올 3월 결산배당으로 1444억원을 배분해 연결 순이익 대비 현금 배당성향은 약 45%로 최고치를 달성했다. 시가 배당률 역시 8.8%로 과거 3년 평균치 1.9%와 비교해 눈에 띄게 높아졌다.
H&Q는 배당은 물론 현대홀딩스컴퍼니 투자 대가로 수령하는 이자 수익도 적지 않다. 지난해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발행한 RCPS 1058억원, CB 1330억원, 교환사채(EB) 800억원어치를 인수한 상태다. 쿠폰금리는 CB가 연간 8.5%, EB는 2%를 기록 중이다. RCPS의 경우 발행사가 콜옵션을 행사할 때는 발행가액의 8.5%~11% 수익률을 보장 받았으며 풋옵션은 12%로 책정됐다. H&Q는 투자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통해 출자자(LP)에 배분하는 현금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개선될수록 H&Q의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EB의 교환 대상 주식은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소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약 4.9%에 해당한다. 교환가액은 4만2000원으로 책정돼 현재 주가 대비 교환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H&Q는 지난해 현대그룹 백기사로 등장해 시장 관심을 모았다. 현대홀딩스컴퍼니와 현 회장은 H&Q 투자금을 활용해 약 3300억원의 기존 채무를 모두 정리했다. 주식담보대출 등 채무로 인해 불거졌던 경영권 변동성 역시 해소한 상태다. H&Q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영에 참여한 만큼 현대엘리베이터 주주 가치 증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