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우크라 지원반대’ 밴스 공화 부통령 후보 지명 ‘환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J.D. 밴스 상원의원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환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밴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또 “러시아는 공평하고 상호존중 하는 대화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어떤 미국 지도자와도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밴스 후보)가 평화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찬성하는 것을 우리는 환영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거 지원하는 것을 멈추면 전쟁은 끝날 것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바”라고 언급했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그간 공개석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멈추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와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총기 피격 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밴스 부통령 후보의 이런 인식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나토 동맹국들은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도하는 협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러 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대화가 지속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미국의 정권 교체 시 대화 재개에 대한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 미국은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제재와 외교적 제재를 계속 부과했지만, 당시에도 우리와 워싱턴DC 간에는 고위급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는 (바이든 행정부와) 그런 대화가 전혀 없다”라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유엔본부에서 다자협력을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뉴욕을 찾았다.

전날 회의에서 ‘유엔 무용론’과 관련해 그 책임 소재를 두고 러시아와 서방 국가 간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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