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오후 인천 서구 제물포금속에서 박윤섭 대표의 안내로 폭염·호우 대비 고용부-중기부 합동 중소기업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당국이 호우·태풍 취약지역 정보 등에 근거해 취약사업장 5929개소를 사전 파악해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또, 폭우로 재해 발생이 예상될 때에는 작업중지권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의 경우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출석 없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직업훈련 참여자의 출석도 인정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9일 서울노동청에서 영성으로 ‘긴급 전국 기관장 산업안전 점검회의’를 열고 지역별 사업장 안전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중심의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지난 7월 8~10일 집중호우로 5개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고, 이번 주말과 다음주까지 수도권과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강수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AI 기반 호우·태풍 취약지역 정보 등에 근거해 취약사업장 5929개소를 사전 파악해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이 장관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예측이 한층 어려워진 만큼 최악의 기상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용한 산업안전보건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하여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붕괴·감전과 관련된 안전조치와 강풍으로 인한 가설물·자재의 낙하 및 크레인 전도 등에 대비하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중호우로 인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사업주와 근로자가 작업을 중단해 근로자의 안전을 가장 우선적으로 챙기도록 지도하고, 비가 그친 후에도 피해 복구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사이렌 |
노동당국은 호우로 인한 산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중지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사업주와 근로자가 모두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 조치를 할 수 있다. 이 장관은 전날 전국 고용노동지방관서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집중호우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하며 “중대재해 사이렌 등을 통해 기상 상황을 수시로 사업장에 공유하고, 저지대·침수지역 내 사업장의 근로자 대피, 떨어짐 위험 등이 있는 외부 작업중지, 위험장소 접근 통제 등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18일 오후 집중호우로 침수된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전통시장 한 가게 문 앞에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다. 이날 집중호우로 오전 8시께서부터 당진전통시장이 빗물에 침수됐다. 이날 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당진에는 162.5㎜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연합] |
고용부는 호우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의 일자리와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지난 15일 집중호우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충북 영동군, 충남 논산시·서천군, 전북 완주군, 경북 영양군 입암면 등 5개 지역에 대해 실업급여, 직업훈련, 산업안전 등을 신속·지원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실업급여 수급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오는 31일까지 고용24, 고용보험시스템 등 온라인으로 실업 인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안동·전주·옥천·논산·보령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이용하는 실업급여 수급자는 센터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 대상 대면 상담요건을 완화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고용부는 특별재난지역 내 직업훈련 참여자가 훈련에 불출석할 경우 출석한 것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호우 피해로 중도탈락한 참여자에 대해서는 내일배움카드 계좌 잔액 차감 등의 불이익을 배제할 예정이다. 또 직업훈련 참여자 생계비 대부를 소득요건과 무관하게 지원하고 1인당 한도를 15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확대한다. 저소득 근로자 대상으로는 ‘자녀학자금 융자’의 지원 대상을 고등학생 자녀에서 대학생 자녀까지 확대해 융자한도도 연 500만원에서 연 700만원으로 늘린다. 이밖에 피해 지역 사업장 고용·산재보험료 및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납부기한을 3개월 연장하고 체납처분을 유예키로 했다.
이 장관은 “극한 호우가 예상될 때에는 사업장에서떨어짐 위험 등이 있는 외부 작업을 중지하고, 위험장소에 접근을 통제하도록 해야 한다”며 “사업장의 피해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주시고, 산업안전보건공단 ‘호우 복구지원팀’을 통해 피해 사업장의 복구 과정에서 기술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50㎜의 비가 더 내리고 20일에도 많게는 80㎜의 비가 쏟아져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20일은 수도권·서해5도·충청 30~80㎜, 강원내륙·강원산지·전북 20~70㎜, 광주와 전남 20~60㎜, 대구와 경북 10~60㎜, 부산·울산·경남 5~40㎜, 제주 5~1㎜, 강원동해안 5㎜ 내외 비가 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