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있는 마린원을 향해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대선 대결 구도가 급변하는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는 최종 후보 결정 전까지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다만, 중기적으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달러 강세 등 '트럼프 트레이드'가 벌어진다는 분석이다.
22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주 달러-원은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 3시30분) 기준 전주보다 7.10원 오른 138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달러 약세가 보였지만 '트럼프 트레이드'가 떠오르면서 글로벌 강달러 분위기를 탄 것이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관된 자산에 몰려드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트럼프의 보편적 관세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우선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면서 원화는 주요 통화보다 유독 부진한 모습도 보였다. 지난주 원화는 달러보다 1% 넘게 가치가 하락한 반면 유로화(0.14%)와 엔화(1.08%)는 가치가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트럼프 트레이드'도 단기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상승세를 탔던 금융, 에너지 등은 내리고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1순위인 해리스 부통령이 현재 바이든 정부 인사인 만큼 '바이드노믹스'를 이어간다는 관측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트럼프 트레이드가 정점을 통과했고 당분간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민주당 새 후보, 카멀라 해리스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즉, 여론의 주도권이 민주당, 해리스로 넘어갔다는 의미"라면서 "지난주 급락세를 보였던 반도체, IT,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바이든 행정부 수혜주들이 당분간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중기적으로 봤을 땐 다시 '트럼프 트레이드'로 돌아온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한 뒤 해리스 부통령을 공개 지지하면서 유리한 입지를 가지고 있지만, 트럼프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유권자 3996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승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4%만이 그럴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히 최근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포기가 늘어나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투표가 재차 증가한다면 '트럼프 트레이딩'도 확고해질 수 없겠다"면서도 "다만, 여전히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높고 중기적으로 봤을 때 '트럼프 트레이딩'이 재차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 직후인 2016~2018년 사례보다는 무역분쟁이 본격화됐던 2018~2019년 사례로 금융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시엔 주식시장 부진, 금리 하락, 달러 강세 등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