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여수 공장 전경. [GS칼텍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유업계의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역대 같은 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는 올해 상반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2억4530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2021년 팬데믹 이후 3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2018년 상반기(2억4700만배럴) 이후 6년 만의 최대치다.
수출액으로도 2023년 상반기 대비 9% 증가한 237억6224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정유사의 원유도입액 404억달러 중 59%를 수출로 회수한 것이다. 국가 주요수출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에 이은 3위로 정부가 추진 중인 수출액 7000억달러 달성 목표에도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에 국내 정유사가 가동률을 높인 것이 수출 증대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정유업계 가동률은 80.0%로 2021년 상반기(72.6%) 이후 꾸준히 높여 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울산CLX) 전경. [SK지오센트릭 제공] |
석유제품 중 최다 수출품목은 경유로 전체 수출량의 40%를 차지했고 ▷휘발유 23% ▷항공유 18% ▷나프타 8% 순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수출량 비중을 보면 호주가 18.6%로 3년 연속 최대 수출교역국 자리를 지켰다. 뒤이어 싱가포르(13.0%), 일본(11.5%), 중국(9.0%), 미국(8.7%) 순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일본 수출량과 금액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일본은 10년 전 정유공장을 통폐합하면서 정제능력과 연료생산이 크게 줄었다. 휘발유 수급차질에 최근 엔저현상에 따른 해외 관광객 급증으로 항공유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국내 정유사가 신속하게 수출을 확대해 상반기 휘발유와 항공유 수출량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5%, 70.4% 증가했다.
업계는 향후 석유제품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분석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배럴당 10.0달러였으나 2분기 4.8달러로 급감했다. 중국·인도 등의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중장기적으로도 글로벌 경기둔화, 연비 개선, 전기차 전환 등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력 수출품목인 항공유도 유럽연합(EU), 미국 등에서 단계적으로 친환경 항공유(SAF)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국내 정유업계도 시장변화에 맞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우리 정유업계는 정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정제마진 악화 상황에서도 경쟁국 등과 수출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수출처를 다변화해 국가 수출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