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자하키 국가대표 매튜 도슨. [호주 하키대표팀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올림픽 출전을 위해 손가락 일부를 절단한 ‘전사’가 있다. 호주 남자하키 국가대표 매튜 도슨이다.
24일(현지시각) 호주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도슨은 최근 호주 퍼스에서 진행한 훈련 경기에서 하키 스틱에 맞아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에 골절상을 입었다.
올림픽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심각한 부상을 당한 도슨은 손가락에 깁스를 하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게 되자 깁스 대신 손가락 일부를 잘라내는 선택을 했다.
도슨은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더라도 손가락 기능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 파리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같은 극약 처방을 내렸다고 한다.
도슨은 언론 인터뷰에서 “제 경력이 분명히 끝에 가까워졌고, 이것이 제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며 “손가락 윗부분을 잘라내는 것이 제가 치러야 할 대가라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와 상의해 올림픽 출전뿐 아니라 올림픽 끝난 이후의 삶을 생각했을 때도 절단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가장 좋은 옵션은 손가락 윗부분을 잘라내는 것이었는데 스스로 대단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가락 일부를 잃는 것보다 더 큰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많다”며 “나는 손가락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니 다행”이라고 자신을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호주 남자하키 대표팀 콜린 배치 감독은 “도슨의 결정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헌신적인 것”이라며 “깁스를 택할 수도 있었지만 손가락 끝 일부를 잘라내고 지금은 훈련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남자하키 국가대표 수비수인 도슨은 올해 30세로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 호주에 은메달을 안긴 바 있다. 그는 6년 전 하키 채에 눈 부위를 잘못 맞아 실명 위기를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