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국 푸젠성의 한 해안. 제3호 태풍 '개미'의 영향으로 크게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한국을 비껴간 제3호 태풍 '개미'가 대만과 중국 남부를 강타했다. '개미'의 세력은 약화됐지만, 대만과 중국 곳곳에선 수해가 잇따르고 있다.
28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대만 중앙재해대응센터는 전날 오후 8시 기준 이번 태풍으로 인해 사망 10명, 실종 2명이 발생했고 89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태풍은 지난 24일 대만 동부 화롄(花蓮) 인근을 강타한 뒤 이튿날 북동부 이란(宜蘭)에 상륙했고, 대만 북부 타오위안(桃園)을 통해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대만 중앙기상서(기상청)는 태풍 경보 기간(22일 밤∼26일 아침) 북동부 타이핑산의 누적 강우량이 1264㎜를 기록했고, 남부 가오슝(高雄)·핑둥(屛東)과 중남부의 자이(嘉義) 산지에는 총 1500㎜ 이상의 비가 쏟아지는 등 주로 중부와 남부에 피해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미'가 최근 수년 동안 대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태풍"이라고 설명했다.
태풍으로 인한 사망 역시 가오슝(압사 2명)·화롄(산사태 1명)·타이난(추락 1명)·윈린(雲林·압사 1명과 교통사고 1명)·자이(익사 3명)·아리산(낙석 1명) 등 중부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대만 당국은 자이현에서 신고된 실종자 2명에 대한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만 당국은 전날까지 태풍 피해 1만5758건을 접수했고, 누적 피해액은 17억9000만대만달러(약 755억원)로 집계했다. 또 이란·화롄·타이중(臺中)·가오슝 등의 도로와 북부순환선 등 철도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태풍 '개미'는 25일 대만과 마주한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상륙한 뒤 광둥성·광시좡족자치구·후난성·후베이성 등 중부·남부 지역을 비롯해 산둥성 등 동부와 랴오닝성·지린성 등 동북 지역에도 많은 비를 뿌렸다.
북상하던 '개미'는 전날 중부 후베이성 인근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세력이 크게 약화했고, 중국 기상당국은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간) '개미'에 대한 태풍 편제 분류를 중단했다.
다만 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광둥성은 26∼27일 300㎜가 넘는 비가 내렸고, 푸젠성 일부 지역에는 27일까지 일부 지역 강수량이 최대 512㎜에 달하는 등 250~400㎜의 강한 폭우가 쏟아졌다.
남부 후난성에선 폭우로 인한 산사태도 발생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8분께 후난성 헝양(衡陽)시에서 홍수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한 민간 숙박업소가 매몰됐다. 이 사고로 18명이 매몰됐고, 이 가운데 6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은 이번 태풍으로 인한 전체 인명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26일 오전 기준 푸젠성에선 62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농작물 피해 면적은 85.13㏊(헥타르·1㏊는 1만㎡)에 달했고, 태풍이 초래한 직접적 경제손실은 1천146만여 위안(약 22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대만은 서로의 태풍 피해에 위로와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26일 태풍 피해를 당한 대만에 위로를 전했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중국 측의 수해 피해를 위로했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