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회 협치 실종에 ‘정무장관 회의론’…당정화합 무게추 [용산실록]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야당과 협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한 정무장관직 신설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실이 정무장관직 신설을 공식화한 뒤, 국민의힘이 이를 토대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당론발의했지만 야당과의 관계는 오히려 악화일로다. 대통령실은 거대 야당에 대응하기 위해 당정결속을 다지며 여권과 연대를 공고히하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 내에서는 야당의 입법 독주로 정무장관직에 대한 회의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일단 정부조직법이 통과가 돼야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더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국회가 저런 상황에서 정무장관에 대해 우리가 의지를 갖고 말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기본적인 일도 하지 않는 대상과 무슨 협치가 되겠느냐”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국회와의 실효적인 소통 강화 의지를 드러냈던 것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간에는 “야당 입장에서도 자신들을 대우해준단 것이니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었다.

하지만 22대 국회 들어서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각종 특검법이 번번이 통과되고,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들이 다시 돌아오면서 여야의 극한대치는 이어지는 중이다.

전일에도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대통령실은 ‘방송 4법’에 대해서도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야당의 입법 강행→윤 대통령의 거부권→국회 재표결→부결 후 폐기 수순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다만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에 대해서는 야당도 공감대가 있으니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과 소통 물꼬를 트려던 스텝이 꼬이자 대통령실은 여당과의 결속을 공고히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공개로 회동을 가졌다. 거대 야당의 공세 속에 ‘윤-한 갈등’을 불식하고 당정화합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이사람, 저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당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며 한 대표의 운신의 폭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추경호 원내대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만찬도 추가로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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