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여파가 다른 이커머스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11번가와 큐텐 계열의 이커머스 플랫폼 인터파크커머스가 최근 미수금 정산 방식을 두고 잡음을 내고 있어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커머스가 운영하는 AK몰은 11번가에 입점해 상품 거래를 해왔다. ‘숍인숍’ 형태로 판매자 수는 17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티메프 대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11번가는 이달 초 AK몰에 대한 10억원 상당의 판매대금 지급을 잠정 보류했다. 11번가는 현재 인터파크커머스 또한 지급 불능 상태이기 때문에 AK몰 입점 판매자들에게 직접 정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인터파크커머스는 강하게 반발했다. 양사가 체결한 ‘표준 제휴입점계약서’에 명시된 판매대금 지급 규정을 어긴 계약 위반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11번가에서 판매자에게 직접 대금을 지급하려면 인터파크커머스가 1700 여명의 판매자에게 개인정보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인터파크커머스는 동의 확인 작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와 연계 프로모션으로 상품을 판매하다 수십억원이 물린 11번가가 이를 빌미로 자사에 대한 판매대금 지급을 중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파크커머스 관계자는 “큐텐 산하 플랫폼이라도 엄연히 다른 법인인데 미수금과 미지급금을 상계(相計) 처리하려는 의도라면 상도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메프 사태 이후 판매자들이 잇달아 이탈하며 유동성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정산 역시 지난달부터 밀리고 있다.
큐텐그룹 안팎의 미수금 규모도 눈덩이다. 현재 큐텐 계열사 650억원, 11번가를 비롯한 외부 210억원 등 860억원의 미수금이 쌓였다. 외부 미수금 중에서 카드사 할부로 묶인 돈은 130억원 규모다. 여기에 지난달 말 기준 밀린 정산금 규모는 인터파크쇼핑이 약 35억원, AK몰이 약 150억원이다.
인터파크커머스 측은 “자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 앞으로 줄줄이 정산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판매자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거래처 등 협조가 절실하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