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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뉴욕증시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완화하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1% 안팎의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장 후반 주가지수가 '흘러내리는' 장세로 비춰 보아 불안심리가 해소되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반등에 성공했던 국내 증시가 7일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난 5일 폭락 이전 수준을 회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4.39포인트(0.76%) 오른 3만8997.6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3.70포인트(1.04%) 오른 5240.03,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66.77포인트(1.03%) 상승한 1만6366.85에 장을 마쳤다. 반등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은 장세였다. 전날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2022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2년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위험선호 심리를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전날 주가지수가 장 중 최저치에서 빠르게 낙폭을 줄였던 만큼 단기 바닥은 찍었다는 심리가 우위였다. 저가 매수 심리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는 장 중 2.59%, S&P500지수는 2.43%, 다우지수는 1.93%까지 상승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하루 만에 10.2% 급반등하며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오후 들어 너무 빠르게 반등했다는 인식이 확산된 듯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요 주가지수는 상승분을 절반 넘게 반납하게 됐다. 전형적으로 단타 투자가 시장을 움직이는 장이었다. 그만큼 불안심리가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다는 의미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해소되는 흐름이 지속되면 단기적으로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몇 주간 더 많은 압박이 가해질 수 있겠지만 성장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시장은 일부 냉각됐음에도 여전히 비교적 건강하고 다른 경제 지표도 견고해 보인다"며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조지 스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가가 이처럼 급락하는 것은 우려스럽지만 S&P500지수의 과거 추이를 돌이켜보면 10% 이상의 급락과 조정은 모두 강세장에서 정상적이고 건강한 요소였다"며 "주식은 강세장인 해에도 평균적으로 1년에 3회 이상 5% 이상의 후퇴를 경험하고 1년에 한 번 정도 10% 이상의 조정을 겪는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뉴욕증시의 조정이 지속될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골드만삭스의 주식 전략팀은 지난 40년간의 뉴욕증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80년 이후 S&P500지수는 고점에서 5% 하락한 직후의 3개월 동안 6%의 수익률(중간값 기준)을 기록했다. S&P500지수가 7월 중순 고점 대비 8.5%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지금 지수를 매수할 경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골드만의 주장이다.
반면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저점 매수에 대해 훨씬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JP모건의 미국 시장 부문 총괄 앤드루 타일러는 아직 주식시장은 저점을 찍지 않았다며 S&P500의 10% 조정은 매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트루이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 키스 러너는 "최저점을 찍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시장에 손상이 생겼고 복구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빅데이터 프로세싱 기업 팔란티어는 주가가 10% 이상 급등했다. 팔란티어는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며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 AI 수요를 입증했다는 호평을 들었다.
주요 기술기업 중엔 애플이 1% 가까이 하락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약보합을 기록했다. 구글은 워싱턴DC 연방법원으로부터 "구글이 온라인 검색 및 관련 광고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불법 행위를 했다"는 판결을 받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엔비디아는 3.78% 급등했고 메타플랫폼스도 3.86%의 수익률을 올렸다. 브로드컴(1.30%), ASML(2.76%) 등 반도체 및 AI 관련주도 강세에 동참했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8% 증가하며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등 호실적을 내놓아 주가가 3% 이상 급상승했다.
차량공유·배달대행 서비스 기업 우버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10% 이상 뛰었다.
이날 주요 지표의 발표나 이벤트는 없었다. 미국의 6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731억달러로 전월 대비 19억달러(-2.5%) 감소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속 지난 2분기 가계부채는 늘어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가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총 가계부채는 2분기에 17조8000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1090억달러(0.6%)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부동산이 2.3% 급등했고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임의소비재, 금융, 산업이 1% 이상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월에 50bp 인하 확률은 71.5%로 반영됐다. 12월까지 기준금리가 100bp 인하할 확률은 49.2%로 전날보다 올랐고 125bp 인하할 확률은 30.5%로 내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0.86포인트(28.16%) 급락한 27.7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