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아내 “‘남편 사망 질병탓’ 조사는 거짓말…실제 사건 숨겨”

알렉세이 나발니 생전 모습 [EPA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옥중 숨진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47)가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당국 문건을 입수했다며 당국이 나발니의 사인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나발나야는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나발니가 사망 당시 수감된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조사위원회가 쓴 세 쪽 분량 문건을 지난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나발나야는 당국이 해당 문건에서 나발니가 담낭염, 척추간 탈장, 황색포도상구균 감염 등 여러 질병에 따른 부정맥으로 숨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당국의 조사 결과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하며 "나는 이게 진실이 아니고, 그들이 그날 실제로 일어난 일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안다"고 했다.

그는 "심장 박동 장애는 사후에 확인될 수 없다"며 "알렉세이는 생전에 심장 질환을 앓지 않았다"고 했다.

나발니의 부모가 그의 사망 불과 며칠 전에 그를 만나 몇시간 동안 대화도 나눴다고 했다.

야말로네네츠 조사위원회는 나발나야의 이날 주장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WSJ은 보도했다.

WSJ은 나발나야가 입수했다고 주장한 문건의 진위는 개별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나발니는 지난 2월 시베리아 감옥에서 돌연 사망했다.

지난 7월에는 러시아 금융감독청(로스핀모니토링)이 나발나야를 '테러리스트 및 극단주의자'로 지정키도 했다.

이 명단에 오르면 러시아에서 은행 거래가 제한되고 계좌를 쓸 때마다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명단은 야당 인사들의 자금줄 차단 수단으로 널리 쓰였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나발나야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엑스에 "그들이 그렇게 소란을 피운다면 율리아가 모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나발나야에 대해 극단주의 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 명령을 내리고 국제 수배 명단에도 올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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