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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이달로 끝나는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내주 발표한다.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에도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가 검토되고 있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휘발유는 리터(L)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을 부과하고 있다. 경유는 L당 174원(30%) 내린 407원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2022년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했다가 지난해부터 휘발유는 25%로 축소한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해왔다.
지난달부터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현행으로 축소하고 이를 이달 말까지 적용하기로 한 바 있다.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향후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큰 점은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돼 중동에서 전운이 짙어지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77.91달러로 전날보다 4.26% 올랐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이 있었던 작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었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미국 고용 지표로부터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면서 WTI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국제 유가가 단기간 내 급변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향후에도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가능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지정학적 위험이 남아 있어 국제 유가는 언제든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유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가 현행 유류세 인하 폭을 한시적으로 연장하면서 시간을 두고 환원 여부 등을 저울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유류세 인하가 계속돼 세수가 감소하는 점은 부담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이 15조3천억원으로 작년 결산보다 4조5천억원(41.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엔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점이 반영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 교통에너지환경세는 5조3천억원 걷히는 데 그쳐 예상 대비 진도율이 34.9%에 그쳤다. 실적을 기준으로 한 최근 5년 진도율이 평균 50.2%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최종 실적이 당초 전망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안 그래도 올해 국세 수입이 예상보다 최소 10조원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세수 부족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거나 일부 환원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다만 세수 부족분에 비해 유류세 인하 조치 환원에 따른 세수 증가분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일부 환원한 조치로 세수는 월간 1천억원 더 걷히는 데 그쳤을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물가 부담과 세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행령 개정 절차를 고려해 다음 주에 연장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