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펀드 신흥국 채권 매수 나서…미 연착륙 기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거래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가 커지면서 글로벌 채권 펀드들이 신흥국 채권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그러면서도 향후 인플레이션 재고조 위험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자산운용, M&G인베스트먼트, 아비바인베스터스는 미국 연착륙 기대에 힘입어 최근 위험자산 가격 하락을 이용해 신흥국 채권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펀드 업계 일각에선 미국 경기침체 공포가 다시 제기되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하지만 이들은 개발도상국 고수익 자산의 상승세를 촉발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실제로 17일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발표된 미국 7월 소매 판매와 실업수당 신규 청구 건수 감소 등 지표를 감안해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의 25%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5200억달러(약 701조원)의 신흥국 채권을 총괄하는 런던 소재 JP모건 신흥국 채권 글로벌 책임자 피에르-이브 바로는 “신흥국 채권이 올해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지수를 보면 신흥시장 달러 국채와 회사채 수익률 상승 속도가 1년 내내 유지된다면 8%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이는 미국 채권 수익률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JP모건체이스 지수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경제 지표 부진과 일본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신흥국 국채 이자율이 최근 6년 만에 최장기간인 9일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로 끝난 한 주간 신흥시장 채권 펀드에서 4억달러(약 5400억원)가 이탈했었다.

아비바인베스터스 글로벌 서비스의 신흥시장 채권 책임자 리암 스필레인은 이 같은 약세장을 활용해 “에콰도르나 우크라이나처럼 수익률이 높은 일부 국가에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M&G인베스트먼트는 페루 채권을 매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가 아닌 경제 지표 약세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한다면 새로운 위험 회피 상황이 촉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주피터자산운용의 수석 펀드매니저 비크람 라훌 아가르왈은 경화 표시 신흥국 채권 보유액이 최근 몇 년 이내 최저수준이라고 언급하면서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채권 트레이더들은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승리 등 향후 물가 급등 상황에 대비해 파생상품 등을 활용한 헤지(위험 회피)에도 나서고 있다.

시장에선 또 기후변화, 인구 고령화, 정부 적자 증가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경제의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안정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JP모건자산운용의 대체 자산 전략책임자 존 빌턴은 “경기침체 공포는 지나치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은 현재 수익률 수준에서 저평가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침체 우려가 해소되면 미국 대형기술주의 강한 반등에 힘입어 이들 빅테크와 연계된 아시아 관련주들도 동반 강세가 기대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예상했다. 엔비디아가 주가가 지난 5일 저점 대비 37% 상승한 만큼 이번 주 대만의 TSMC 등도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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