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글로벌 금융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이르면 9월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파월 의장이 ‘인하 폭’에 관한 힌트를 줄지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열리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이는 9월 17∼18일 FOMC 회의를 앞두고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에 관한 평가를 공개하며 메시지를 미세조정 하는 기회로 여겨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으로 거의 전제하고 있다”고 18일 전했다.
시장은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통화정책 방향 전환(피벗)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금융시장에 반영된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75%에 달한다.
이달 초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 컷’ 기대도 확산했으나 지난주 물가, 소비 등 경제 지표가 발표되며 연착륙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금리 인하 폭 전망이 다시 내려왔다.
에릭 베일리 스튜어드파트너스글로벌어드바이저리 전무는 “논쟁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에서 ‘얼마나 인하할 것인가’로 바뀌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곧 금리 인하에 적절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며 “파월 의장이 0.5%포인트 인하 여지를 없애진 않겠지만 딱히 특정한 의향을 드러내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FOMC 위원 간에 아직 금리 인하 긴급성과 관련해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CNBC는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을 펜이 아니라 연필로 스케치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그는 약간 여유를 확보해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번 물가 급등 초기에 일시적 현상이라고 착각했다가 대응이 늦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CNBC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현재 상황에 얼마나 신속하게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경기 지표는 혼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 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주택 관련 비용은 예상과 달리 내려가지 않고 있고, 수입 물가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태다.
지난달 주택 착공 및 허가가 4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주택 경기는 악화하고 있다. 해고는 몇주 전에 잠깐 늘었다가 지금은 장기 추세에 가까워졌다.
리처드 클라리다 전 연준 부의장은 CNBC 인터뷰에서 “9월에 0.25%포인트 인하가 가장 유력하다”며 “파월 의장이 (특정 데이터 한두 개에 반응하는) 데이터 포인트 의존적이 아니라 데이터 의존적이라고 강조했지만 (9월 6일 발표될) 8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부회장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파월 의장이 선제적 접근 필요성을 강조하며 금리 인하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그는 “이제 연준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아니라 고용 지표를 우선하며 연준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할지도 고용 지표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