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가운데)과 그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왼쪽),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다인종이 증가한 미국 사회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인기를 얻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DNC) 마지막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해리스 부통령은 자메이카 흑인인 부친과 인도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다인종 정치인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20년 실시된 미국 인구센서스에서 자신이 백인과 흑인, 아시아계 등 특정 인종이 아닌 다인종에 해당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3%였다. 2000년 인구센서스에서는 자신이 다인종이라고 답한 미국인은 2%에 불과했다. 20년간 미국 사회의 인구 구성이 급변한 것이다.
맥스웰 프로스트 연방 하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다양한 미국인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러 가지 인종적 정체성과 경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프로스트 하원의원도 레바논과 푸에르토리코, 아이티 혈통인 다인종 정치인이다.
전체 미국인 중 백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했다. 미국 백인 인구는 3억3000만명 중 1억9100만 명으로 10여년 전인 2010년 1억9600만명보다 500만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미국인 중 백인의 비율도 57.8%로 2010년에 비해 감소했다. 건국 직후인 1790년부터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시행한 미국에서 백인 인구가 감소한 것은 2020년 조사가 처음이었다.
반면 히스패닉이나 아시아계, 흑인 등 소수 인종의 증가로 미국 인구는 증가했다. 특히 전체 증가 인구 중 절반 이상은 히스패닉으로, 10년 전에 비해 인구가 23%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계 인구는 36%, 흑인 인구는 6% 늘었다.
소수 인종이 늘어난 것에 일부 백인들은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더 많은 자녀를 낳는 유색인종이 백인을 대체하고, 결국 백인 문화도 소멸할 것이라는 ‘대전환론’(The Great Replacement)의 유행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정체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전미흑인언론인협회(NABJ) 행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인도계냐, 흑인이냐”며 인종 정체성 문제를 거론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오히려 다인종과 소수인종 유권자들로부터 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