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틀째 우크라 대공세…우크라 “쿠르스크 3만 병력 재배치”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시민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 앞에 앉아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본토 침공에 따른 보복 공습을 이틀째 이어가며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병력 3만 명을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방면에 재배치하며 대응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습해 최소 6명이 사망했다. 이날 새벽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크리비리흐에서 호텔이 무너지며 3명이 사망했고, 크리비리흐 동쪽 자포리자에서는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3명이 숨졌다.

수도 키이우에서도 새벽부터 강력한 폭발이 관측됐다. EFE 통신은 흐멜니츠키, 수미, 미콜라이우에서도 폭발이 감지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대가 밤새 우크라이나의 고정밀 무기 타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 10기 중 5기를 격추했다. 또 이란산 샤헤드를 포함한 드론 81기 중 60기를 각각 무력화했고, 드론 중 하나는 벨라루스 영공으로 넘어갔다고 우크라이나군은 설명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오전 러시아 서부의 엥겔스 비행장에서 장거리 전략폭격기 여러 대가 이륙한 것을 확인하고 전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마을 건물들이 파괴됐다. [AFP]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침공에 대한 보복이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를 공습했다. 키이우 외곽에서는 드니프로강의 수력발전소 등이 공격 받아 정전·단수 사태를 빚었다. AP통신은 이날 이뤄진 공습이 최근 몇 주 사이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전날에도 사상자는 대거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청에 따르면 북서부 루츠크와 지토미르, 동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와 자포리자 등지에서 모두 7명이 숨지고 4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어제 러시아가 집속탄 미사일 수십발로 배전·변전시설을 공격했다”면서도 보호 대책을 강화한 덕에 피해가 적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병력 3만명을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이날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2024 독립 포럼’에서 재배치 병력 수치를 계속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수드자 지역을 포함해 총 100개 마을, 1294㎞ 면적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쿠르스크 작전을 통해 총 594명의 러시아 군인을 생포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침공이 전쟁 내에서 입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승전 계획의 핵심 중 하나”라며 “전쟁은 결국 대화로 끝나겠지만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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