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디자이너가 만든 초록색 경기복…’마법 소녀’ 컨셉
오사카 나오미(88위·일본)가 4년 7개월 만에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를 꺾고 부활을 예고했다.
오사카는 27일(미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천500만 달러) 이틀째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옐레나 오스타펜코(10위·라트비아)를 2-0(6-3 6-2)으로 꺾었다.
오사카가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를 물리친 것은 2020년 1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이후 이번이 4년 7개월 만이다.
1997년생 오사카는 2018년과 2020년 US오픈, 2019년과 2021년 호주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네 차례 우승한 선수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테니스 단식 세계 1위에 처음 올랐다.
2023년 출산 이후 올해 코트에 복귀한 오사카는 올해 호주오픈 1회전 탈락,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는 2회전 탈락했다.
그러나 이날 첫판부터 만난 강호 오스타펜코를 일축하며 ‘부활’ 가능성을 부풀렸다. 특히 이날 오사카가 팬들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그의 경기복이었다.
후원사인 나이키의 초록색 경기복을 입고 코트에 등장한 그를 향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패션 관련 질문이 많이 나왔다. 이날 오사카의 경기복을 디자인한 사람은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윤안이다.
재미동포 윤안은 재일동포 버발과 협업하는 주얼리 브랜드 앰부시 공동 창업자로 현재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오사카 역시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로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은 편이다.
오사카는 “윤은 워낙 훌륭한 디자이너”라며 “윤이 이 프로젝트를 수락한 이후 경기복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눴으며 팬들의 반응이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코트에서 ‘마법 소녀’와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이런 경기복을 입으면 또 다른 힘이 생긴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오사카는 “작년 US오픈은 관중석에서 지켜봤고, 이 대회가 제가 (복귀 이후) 가장 잘 할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올해 US오픈 또는 9월 이후 열리는 아시아 대회에서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