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위페르의 연극 ‘메리 스튜어트’ [성남아트센터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프랑스의 국민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연극 무대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그가 무대에서 한국 관객과 교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남문화재단은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을 맡은 연극 ‘메리 스튜어트(원제 Mary Said What She Said)’가 오는 11월 1~2일 이틀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아시아 초연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극은 세계 공연예술계의 명연출가인 로버트 윌슨과 ‘칸의 여왕’ 이자벨 위페르가 만난 작품이다. 2019년 프랑스 파리시립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유럽 공연계에서 극찬이 쏟아졌다. 프랑스 유명 일간지 르피가로는 두 거장의 만남을 ‘실로 완벽한 듀오’라고 평가했다.
연극은 1587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여왕 메리가 자신의 운명을 뒤흔드는 시대에 맞서 싸우는 진실을 독백으로 다룬다. 메리 여왕이 죽음 직전에 남긴 ‘마지막 편지’를 모티프한 작품이다. 연극에선 메리 여왕이 살아온 냉혹한 삶의 여정을 풍부한 세부 묘사와 절제된 움직임, 압도적 인물 연기로 담아낸다. 프랑스에서 보낸 화려한 유년기부터 사별과 암살로 끝을 맺은 세 번의 결혼, 왕위를 빼앗긴 뒤 잉글랜드로 도주해 18년 동안의 감금 생활과 결국 사형 선고받기까지 메리 여왕이 마주한 정치적·종교적 갈등과 역사적 진실이 한 작품 속에 관통한다. ‘배우의 예술’인 연극 무대에서 이자벨 위페르의 1인극을 만날 기회다.
이자벨 위페르의 연극 ‘메리 스튜어트’ [성남아트센터 제공] |
이자벨 위페르는 1971년 데뷔해 53년간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 칸영화제(1978년, 2001년)와 베니스영화제(1988년, 1995년)에서 각각 두 번의 여우주연상과 베를린영화제 은곰상(2002년)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한 배우다. ‘다른 나라에서’, ‘클레어의 카메라’, ‘여행자의 필요’ 등 세 편의 한국 영화에 출연하며 국내 영화팬들과 만나온 이자벨 위페르가 영화가 아닌 연극 무대로 국내 관객들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출신의 연극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로버트 윌슨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극예술의 거장이자 ‘이미지극의 대가’로 손꼽힌다. 기존 연극을 확장한 아방가르드 연극과 오페라의 선구자로 대표작인 오페라 ‘해변의 아인슈타인’(1976)은 뉴욕타임스가 ‘20세기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2015년 음악극 ‘셰익스피어 소네트’와 오페라 ‘해변의 아인슈타인’ 이후 9년 만의 내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