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8월 물가상승률 1.9%…3년4개월 만에 최저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 [연합]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독일의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1.9%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연방통계청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독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 이하를 기록하기는 2021년 4월 1.9%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이달 물가상승률은 전문가 예측치 2.1%를 밑돌았다. 7월과 비교하면 0.1%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이 5.1% 내려 물가 안정세를 주도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위험 요소로 경계하는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3.9%로 집계됐다.

독일의 이달 물가상승률을 ECB 기준으로 환산하면 2.0%다. ECB는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 2.0%를 목표로 삼고 통화정책을 짜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달성함에 따라 내달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ECB가 내년 말까지 분기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이미 물가 걱정보다 경기침체 우려가 더 큰 독일로선 이날 물가 지표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독일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1%로 제자리걸음을 계속했다. 반면 2분기 실질임금 인상률은 지난해 2분기 대비 3.1%로 5분기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임금인상이 서비스 물가를 끌어올리는 반면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통계청은 2분기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0.2%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구매력은 상승하고 있지만 민간소비는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는 게 독일 경제가 침체 언저리에서 맴도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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