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국기 위에 반도체 칩이 놓여있는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올해 2월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출 모멘텀이 약화됨에 따라 내수 부진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2일 증권가에서 나왔다. 미국 대선 이후 대(對) 미국 무역 흑자국에 대한 조사 강화와 대 중국 견제 강화에 따른 연쇄 파급효과 등이 한국의 수출에 대한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단 이유에서다.
김현성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수출 약화와 내수 부진은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5월 2.5%→8월 2.4%)한 근거로 대외 기여도 +0.1%p, 대내 기여도 -0.2%p를 제시한 점과 맥락을 함께 한다”며 “환율,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 사안의 부상에도 내수 방어를 위한 연내 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8월 수출 상황은 수출 모멘텀의 품목별, 지역별 다각화에 힘입어 견조한 흐름이 지지돼 좋은 흐름을 보였다. 김 연구원은 “8월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 11.8% 수준에 부합했으며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0.5일 감소한 영향으로 전체 수출은 7월 13.9% 대비 소폭 축소되었지만 일평균 수출의 경우 오히려 동기간 확대(7.1%→13.6%)됐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
품목별로는 컴퓨터(183.2%), 무선통신(50.4%), 반도체(38.8%) 등 IT 부문의 수출 호조가 두드러졌다. 김 연구원은 “컴퓨터 수출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속 데이터 및 전력량 급증이 기업용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로 표출되면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된 미국(332.8%), EU(222.7%)를 중심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또한 하반기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됨에 따라 호조세를 지속했지만 김 연구원은 “다만 7월 반도체 수출 물량지수의 전년 대비 역성장세 진입은 수출 모멘텀 약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미국에 대한 주요 수출 품목은 컴퓨터(332.8%) 및 바이오헬스(25.8%), 중국의 경우 무선통신(70.8%) 및 디스플레이(19.8%)로 구성됐지만 반도체는 미국 134.5%, 중국 20.7%로 공통적이었다”며 “두 지역 모두 4개월 연속 제조업 경기 위축 국면에 위치하고 있는 상황이 관측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