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청년도약계좌’ 예산 1.8배 증가

정부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1000억원 더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도약계좌는 금융위원회가 가입자 300만명을 채우겠다며 기여금을 대폭 확대, 가입 문턱도 연이어 낮췄지만 제도 시작 1년 후까지 목표치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자에 대한 기여금을 더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2일 금융위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내년도 예산으로 4487억4000만원을 요구했다. 해당 정책에 대해 올해는 3682억1100만원의 본예산이 책정됐는데, 내년도 예산으로 약 1000억원을 더 신청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금융위가 요구안 4487억4000만원을 3750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총 737억4000만원이 낮아진 예산이지만, 여전히 직전 해인 2024년도 예산안에 1.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재부의 삭감으로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 기여금 지원에 3628억400만원을 책정받을 예정이다. 2024년 본예산에서는 기여금 지원을 위해 3590억4300만원이 할당됐지만, 그보다 37억6100만원을 더 받게 된다.

청년도약계좌는 2년 전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의 뒤를 잇는 윤 정부의 공약 상품이다. 19~34세 청년이 5년간 매월 최대 70만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기여금과 이자소득 비과세를 지원한다. 최대 납입금액으로 만기를 채우면 5000만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앞서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가입 대상을 대폭 늘렸다. 청년희망적금 원래 ‘중위소득 180% 이하’ 해당자들만이 상품에 가입할 수 있었지만 이를 ‘250% 이하’로 완화하고, 또 1인가구의 경우 연소득이 5800만원을 넘어도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청년도약계좌를 3년 이상 유지한 후 중도해지하는 경우에도 비과세를 적용하고, 정부기여금도 매칭비율의 60% 수준으로 지급하는 등 중도해지 시 지원도 강화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융위는 최근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정부 기여금을 월 최대 2만4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소득 2400만원 이하는 현재 월 70만원을 납입하면 매칭한도인 40만원까지만 기여금이 지급돼 월 2만4000원의 기여금을 받았으나 향후에는 월 70만원을 납입하면 매칭한도 확대구간(월 40~70만원)에도 기여금이 지급(매칭비율 3%)돼 3만3000원을 받게 된다.

이에 가입자가 만기시 수령하는 금액을 최대 60만원까지 증가시켜 연 9.54%의 일반적금상품에 가입한 것과 같은 수익효과를 누리게 하겠다는 게 금융위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같이 개편된 청년도약계좌 운영안을 소개하며 “제한된 소득 상황에서 성실히 저축하는 청년들에게 보다 두터운 지원을 제공해 줄 것”이라며 “많은 청년들에게 자산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과 달리,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에게서 외면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청년도약계좌 가입유지자는 119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유지자 수는 2월 14만4000명, 3월 34만명, 4월 14만9000명, 5월 6만3000명씩 늘었지만, 6월에는 추가 가입유지자 수가 5000명에 그치는 등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는 것이다.

중도해지자는 12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금원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지난 2023년 6월 15일 출시된 후 지난 6월 말 기준 총 132만5000명이 가입을 완료한 상태지만, 같은 시점 가입 유지자 수는 119만9000명에 그쳐 총 12만5000명이 상품을 중도 해지했다.

앞서 국회는 수차례 금융위의 낙관적인 가입유지자 전망치를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청년도약계좌의 가입현황 및 중도해지 예상인원 등을 고려할 때 과다계상된 측면이 있으므로 감액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안정적인 가입 지원 지속 및 청년층 수요를 고려한 개선방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홍승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