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10호 태풍 산산이 강타한 일본 규슈 미야자키 거리에 깨진 기와와 잡동사니들이 나뒹굴고 있다. 초강력 태풍 산산은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일본 규슈와 시코쿠를 횡단하며 많은 비를 뿌린 제10호 태풍 ‘산산’이 1일 정오께 열대 저기압으로 변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아이치현 남쪽 해역에서 혼슈 중부를 향해 북쪽으로 이동하다 열대 저기압이 됐다. 보통 태풍은 최대 풍속이 초속 17m를 넘는 열대 저기압을 지칭한다.
다만 기상청은 이후에도 불안정한 대기 상태로 혼슈 중서부에 여전히 큰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혼슈 중부는 이전에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토지가 침수할 수 있다면서 대비를 당부했다.
우시야마 모토유키 시즈오카대 교수도 NHK에 “(태풍이) 열대 저기압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영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재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열도에는 태풍 영향으로 이미 각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혼슈 중부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에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72시간 동안 평년 8월 강우량의 3배가 넘는 654㎜의 비가 내렸고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에비나시는 오후 1시까지 72시간 동안 강우량이 444.5㎜였다.
기후현, 미에현 등지에서는 하천이 범람해 주변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한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2일 낮까지 나고야가 있는 도카이 지방과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긴키 지방에 각각 최대 150㎜, 도쿄와 주변 지역에 최대 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태풍 산산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6명, 실종 1명, 부상 127명이라고 NHK는 전했다.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에서는 주택 860여 채가 파손됐다. 도쿄와 오사카를 잇는 고속열차 신칸센은 이날 오후 6시에 운행을 재개했고 2일에는 이 구간에서 정상적으로 운행된다.
하지만 일반 열차는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와 시즈오카현 아타미를 오가지 못하고 있으며 규슈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열도 남부를 동서로 가로질렀던 태풍 산산은 이달 27일 치러지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효고현 도요오카시에서 하려던 강연회를 취소했고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2일로 예정했던 정책 발표회를 5일로 연기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도 전날 아베 신조 전 총리 묘소를 참배하려 했던 일정을 미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는 3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시작으로 4일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6일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9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이 차례로 총재 선거 입후보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