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몽골 울란바토르 국제공항 칭기스칸에 도착해 바트문크 바트체세그 몽골 외무장관고 함께 걷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발부한 체포영장을 무시한 몽골에 처벌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밤11시께 공항에 도착, 몽골 전통 의상을 착용한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이 ICC 가입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몽골 방문 전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 회담의 의제에 몽골의 ICC 사법권 인정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ICC는 어린이 불법추방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과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위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올해 6월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혐의로 국방장관을 지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에게도 체포영장을 발부를 확대했다.
몽골은 ICC 가입 조약인 로마 규정에 서명한 국가이기 때문에 ICC의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야한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몽골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책임 불이행으로 기소될 수 있다고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 보도했다.
타마시 호프만 법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몽골은 협력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ICC에 의해 기소될 것이 확실하다”며 “ICC는 이후 이 사건을 당사국 총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할 수 있으며, 이는 소위 비준수 절차에 따라 몽골의 위반을 비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오르히 티크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몽골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지 않은 것은 ICC와 형법 체계에 큰 타격을 준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몽골은 피고인인 범죄자의 재판 회피를 허용함으로써 전쟁 범죄에 공동 책임을 지게 됐다”고 주장하고 우크라이나는 몽골이 대가를 치르도록 동맹국과 공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대량학살을 포함한 반인도적 범죄로 수배 중이던 수단의 오마르 알 바시르 대통령을 방문 중 체포하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해 ICC는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의 알탄투야 바트도르지 집행이사는 “도망자를 국제사법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사법방해가 된다”며 “만약 몽골이 푸틴 대통령에게 일시적인 안전한 피난처라도 제공한다면, 그것은 국제법상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한 처벌을 피하게 하는 행위로, 사실상 공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몽골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가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몽골은 중국 등 국경이 맞닿아 있는 단 또다른 국가인 러시아와 중요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