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잘 쓰면 삶의 질 1.4배 높아져” 삼성이 유럽 한복판서 내놓은 연구 [IFA 2024]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구주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를 하루 앞둔 5일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베를린)=김현일 기자] “올해 일부 경쟁사가 극히 일부 국가에서 일부 프리미엄 제품에 한해 AI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우리는 최신 제품뿐만 아니라 작년과 그 이전의 다양한 기기를 포함해 2억대의 AI 지원 기기를 소비자 손에 쥐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구주 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자사 AI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마련한 단독 전시장인 시티 큐브 베를린(City Cube Berlin)에는 전 세계 미디어·파트너 등 약 700명이 참석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지난 1930년 제7회 IFA 당시 독일 출신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기조연설 영상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IFA 100주년을 기념해 자사 AI 기술로 94년 전 아인슈타인 영상의 화질과 오디오를 보다 또렷하게 업스케일링해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5일(독일 현지시간) IFA 2024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자사 인공지능(AI) 기술로 1930년 제7회 IFA 당시 독일 출신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기조연설 영상 화질과 오디오를 보다 또렷하게 업스케일링하고 실시간 영문번역까지 제공해 선보였다. 김현일 기자

그동안 작은 화면으로 남아 있던 흐릿한 영상을 행사장 전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봐도 화질과 음질 모두 매끄러웠다. 화면 오른쪽에는 갤럭시 AI로 기조연설 내용을 실시간 영문 번역해 자막으로 제공했다.

벤자민 브라운 삼성전자 구주 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AI 액티브 보이스 앰프 기술로 대화를 분리해 배경소음을 억제하고, 사람이 말하는 내용을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크리스 브라우어 런던대 골드스미스 경영연구소 최고혁신책임자(박사)는 AI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강조했다.

크리스 브라우어 런던대 골드스미스 경영연구소 최고혁신책임자(박사)가 5일(독일 현지시간) 삼성전자의 IFA 2024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AI를 적극 사용하는 사람의 삶의 질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4배 높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

브라우어 박사는 “삼성과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람들이 AI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사회적 관계나 신체의 건강에 이르기까지 모든 삶의 질 지표에서 1.4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의 발전으로 삶의 질이 개선되고, 생활방식이 변화하며 성취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데보라 혼익 삼성전자 영국법인 상무는 ‘AI를 통해 개선된 일상’의 사례로 ▷스마트싱스 ▷빅스비 음성제어 ▷7인치 터치스크린을 소개했다. 스마트싱스로 집 밖에서도 가전제품을 쉽게 제어하고, AI 음성기술이 새롭게 적용된 빅스비로 기기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데보라 혼익 삼성전자 영국법인 상무가 5일(독일 현지시간) 삼성전자의 IFA 2024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스마트싱스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

혼익 상무는 특히 “빅스비가 앞선 대화의 문맥을 기억하고 후속 질문에 답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비스포크 AI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 ‘가족 저녁식사가 몇 시에 예정돼 있지?’라고 물어본 후 답이 나오면 후속 질문으로 ‘한 시간 전에 세탁을 끝내도록 설정해줘’라고 지시할 수 있다. 빅스비가 앞선 대화에서 언급된 가족 저녁식사 시간을 기억하고 그에 맞춰 세탁 시간까지 제어하는 셈이다.

혼익 상무는 또한 비스포크 AI 콤보·애니플레이스 인덕션에 탑재된 7형 터치스크린 ‘AI 홈’을 소개하며 이를 통해 집 안 곳곳에 놓인 가전 사용현황을 한 눈에 확인하고 에너지 사용량까지 모니터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인텔·퀄컴의 칩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새로운 AI PC ‘갤럭시 북5 프로 360’과 ‘갤럭시 북4 엣지’ 15인치도 이날 소개됐다.

데이비드 펭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부사장은 직접 무대에 올라 “인텔의 신규 프로세서와 갤럭시 AI가 만난 갤럭시 북5 프로 360은 강력한 AI 성능과 하루 종일 지속되는 배터리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생산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펭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부사장은 5일(독일 현지시간) 삼성전자의 IFA 2024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새로운 AI PC ‘갤럭시 북5 프로 360’을 소개했다. 김현일 기자

니틴 쿠마르 퀄컴 제품 관리 부문 부사장도 “스냅드래곤 X 플러스 8코어 플랫폼을 탑재한 갤럭시 북4 엣지 15인치는 AI를 위해 설계돼 놀랍도록 빠르고 풍부한 AI 경험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층 진화한 AI TV의 새로운 AI 기능 두 가지도 공개했다. 문답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과 선호에 맞춰 AI가 생성한 다양한 이미지를 업스케일 화질로 화면에 띄워주는 ‘생성형 월페이퍼(Generative Wallpaper)’ 기능과 화자의 의도를 이해해 자연스럽고 똑똑한 콘텐츠 검색이 가능해진 ‘빅스비’ 기능이다.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공개한 ‘갤럭시 링’과 ‘갤럭시 워치 울트라’도 이날 IFA 2024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스테파니 초슨 삼성전자 영국법인 프로가 5일(독일 현지시간) 삼성전자의 IFA 2024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무대에 올라 AI가 생성한 다양한 이미지를 업스케일 화질로 화면에 띄워주는 ‘생성형 월페이퍼(Generative Wallpaper)’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

이밖에 3D 전용 안경 없이도 3차원 경험을 제공하는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3D(Odyssey 3D)’와 2024년형 프리미엄 가정용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 9, 더 프리미어 7도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 TV인 ‘더 프레임’의 디지털 아트 구독 서비스 ‘아트 스토어’에 추가된 새로운 컬렉션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12점도 공개했다. 사용자들은 아트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 2500여점을 집 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

벤자민 브라운 CMO는 “AI 기술이 사람들을 돕는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삼성은 개방형 스마트싱스 생태계와 삼성 AI 기술로 세계를 선도하고, AI가 서로 연결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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