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 91억 달러 흑자…동월 기준 9년만에 최대(종합)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의 한 부스에서 관계자가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7월 경상수지가 91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10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했다. 계절성을 감안한 동월 기준으론 9년만에 최고치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91억3000만달러(약 12조188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흑자다. 역대 1위인 올해 6월(125억6000만달러)에 비하면 흑자폭이 축소됐지만, 동월 기준으로 비교하면 2015년 7월(93억7000만달러) 이후 최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늘면서, 상품수지가 84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586억3000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6.7% 늘었다.

반도체 호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7월 통관수출에서 반도체 수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0.1% 늘어났다. 정보통신기기(29.8%)와 석유제품(16.8%)도 큰 폭 상승했다.

수입은 501억4000만달러로 9.4% 증가했다.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모두 증가 전환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등 정보통신(IT)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경상수지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상품 수지가 견조하게 증가하는 그 추세를 지속하였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3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16억달러)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선박용선료 등 해상운송 지급이 늘면서 운송수지 흑자폭이 축소됐고,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로 전월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송 부장은 “7월 휴가시즌으로 인해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어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여행은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확대됐다”며 “8월까지는 해외여행 성수기이기 때문에 7월과 마찬가지로 이제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1억5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고, 이전소득수지는 1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은 순자산이 110억3000만달러 늘어났다. 직접투자 부문에서 내국인 해외투자가 43억3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29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01억1000만달러 늘어났다. 서학개미 열풍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국내투자는 주식과 채권이 비슷한 규모로 늘어 39억2000만달러 확대됐다.

파생금융상품은 16억6000만달러 늘어났다. 기타투자에선 자산이 현금 및 예금을 중심으로 33억7000만달러 증가하고, 부채는 차입을 중심으로 18억9000만달러 늘었다. 준비자산은 3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송 부장은 “IT 경기 회복흐름을 반영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가 크게 늘면서 금융계정 순자산 증가가 이어졌다”며 “최근엔 미국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 등을 반영해 해외 채권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6월 경상수지 흑자 폭은 앞서 122억6000만달러로 발표됐으나, 통관자료가 수정되면서 125억6000만달러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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