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인 저 보고 ‘신혼대출’ 받으라는 예비 시부모…이 결혼해야 되나”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은행원이라는 이유로 예비 시부모로부터 '신혼대출'을 강요받았다는 3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은행원이니까 저보고 신혼대출 받으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남자친구와는 1년 6개월째 교제하고 있다. 서로 부모님은 한 번씩 뵌 적 있는 데다 30대이다 보니 결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A씨는 "저랑 남자친구 둘 다 모은 돈 1억씩 있고 저희 부모님은 1억 지원해주시기로 했다. 남친 부모님은 첫 만남에서부터 저보고 따로 도와줄 형편은 안 된다고 못 박으셨다. 그거 가지고 섭섭하진 않았다. 제가 모은 돈이 훨씬 많은 것도 아니고 저희 부모님도 조금 지원해주시는 거지 집 한 채 해주는 것도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껄끄러운 일은 남자친구 아버님의 생신 기념 저녁 자리에서 일어났다. A씨는 “어머님이 저보고 '은행원이라 대출 많이 나오냐?'고 물으시기에 심사받는 건 똑같고, 임직원에게 조건 없이 터주는 건 어느 금융권이나 2000만원 한도는 똑같다고 대답했”고 밝혔다.

이어 "아버님이 창구에서 일하니까 신혼대출 한 번 알아보라더라. 아들은 이래저래 요즘 신경 쓸 것도 많고 복잡하니 저보고 아예 대출받으라더라. 물론 대출에 대해 저도 남자친구와 이야기 안 한 건 아니지만 제 남자친구도 신용등급이 좋은 편이라 상담 다 받아보고 더 조건이 좋은 사람이 받기로 했는데 대뜸 제 직업을 들먹이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받으라고 하니까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모은 돈이야 비슷하다 쳐도 저희 부모님이 조금 보태주신다 했는데 대출도 제가 받아 가면서까지 이 결혼해야 되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 "물론 부부가 되면 같이 갚아나가겠지만 명의를 제 앞으로 하는 건 다른 문제 아니냐. 남자친구는 뭐 그거 가지고 서운해하냐며, 네가 하는 일이 은행원이니 그냥 한 말씀이라고 흘려들으라더라. 제가 별거 아닌 걸로 까칠한 거냐"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출이 누구 앞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례하다’, ‘태도 문제다’, ‘사돈댁에 죄송함이 조금도 없어 보인다’, ‘결혼 신중하시길’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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